[카토커] “떠날 생각? 아예 없었어요” 믿음과 사랑을 준 이들을 위해, ‘한 번 더’를 외친 박혜민
박혜민은 정관장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 이유는 받은 믿음과 사랑에 대한 보답이었다.
정관장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부 FA 4인 중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이소영을 제외한 3인과의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그 중에는 박혜민도 포함돼 있었다. 박혜민은 총 2억 1천만 원(연봉 2억, 옵션 1천만 원)의 보수로 정관장과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그렇게 첫 번째 FA 계약을 정관장과의 재계약으로 마친 박혜민과 15일 밤 유선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덕에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나를 믿어준 구단과 고희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재계약 체결 소감을 가장 먼저 전했다.
이후 박혜민과 본격적으로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혜민은 재계약의 가장 큰 계기를 묻는 질문에 또 한 번 고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너에 대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너는 잠재력이 많은 선수고, 그걸 터뜨릴 수 있도록 너를 위한 맞춤 훈련을 진행할 거다’라는 청사진을 제시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기대감이 생겼고, 감독님을 믿고 한 번 더 열심히 해보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번 비시즌에는 정관장 외에도 아웃사이드 히터가 필요한 팀들이 적지 않았다. 2000년생의 젊은 나이에 좋은 수비와 사이드 블로킹 능력을 갖춘 박혜민 역시 타 팀 이적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었다. 그러나 박혜민은 “이적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박혜민이 언급한 이유는 다양했지만, 큰 줄기에서는 자신에게 믿음과 사랑을 보내준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 덕분에 많은 성장을 했다고 생각해서 이적 생각은 들지 않았다. 또 함께 FA가 된 (박)은진 언니와 (노)란 언니랑도 굳이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우리 같이 다시 한 번 열심히 해서 꼭 우승해보자는 이야기는 했다”며 서로를 믿어준 정관장 구성원들과의 의리를 먼저 짚었다.
또한 박혜민은 “지난 시즌은 초반부가 나름 잘 풀렸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흔들리면서 페이스가 무너졌다. 플레이오프 때도 시즌 초의 모습은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다음 시즌에는 항상 응원해주시고 많은 힘을 주신 정관장 팬 여러분들을 위해 더 단단해져서 우승을 노려보고 싶었다”며 팬들이 보내준 사랑에 보답하려는 마음도 재계약의 이유였음을 소개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타 팀 이적을 선택한 동료도 있었다. 바로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입게 된 이소영이다. “(이)소영 언니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언니가 떠나서 아쉽다. 또 언니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책임감도 당연히 느낀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내 맡은 바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박혜민은 “언니가 떠날 때, 다음 시즌에 나를 만나면 수비는 다 놓치고 공격은 다 막히라고 말했다(웃음). 실제로 경기에서 만나면 언니 공격은 다 막거나 잡아보겠다”며 유쾌하게 이소영과의 대결을 기대했다.
박혜민과 정관장은 16일 비행기를 타고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의 활약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정관장의 인기가 치솟은 덕에, 인도네시아 청소년체육부가 4박 5일 일정으로 정관장을 자카르타에 초청했기 때문이다. 재계약이 조금 늦어졌다면 동행하기가 애매해질 뻔 했지만, 박혜민은 무사히 동료들과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이렇게 모두가 같이 해외로 가는 건 처음이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단이 다함께 좋은 추억을 쌓을 것 같다”며 설렘을 숨기지 않은 박혜민은 “배구도 물론 열심히 할 거지만, 즐기는 시간도 있을 거다. 마사지도 꼭 받아보고 싶고, 망고도 잔뜩 사서 배터지게 먹고 싶다(웃음). 정말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며 해맑은 자신의 계획을 전했다.
박혜민은 인터뷰를 마치며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저와 팀원들에게 많은 힘을 주시고 좋은 말들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다음 시즌에는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또 한 번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렇게 박혜민은 지금껏 많은 이들에게 받은 믿음과 사랑에 감사하며, 또 그 마음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정관장과의 ‘한 번 더’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