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즉전감 OH 보강? 젊은 MB 선택? 선택지 다양한 GS칼텍스의 보상선수 지명 셈법 분석
벌써 두 명의 집토끼들을 떠나보낸 GS칼텍스가 보상선수 지명이라는 중요 과제를 맞닥뜨린다.
GS칼텍스의 2024년 비시즌은 시작부터 격동 그 자체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 에이스 강소휘가 한국도로공사와 3년 2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팀을 떠났고, GS칼텍스에서만 235경기를 소화한 리베로 한다혜는 페퍼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는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은 은퇴를 결정했다.
순식간에 로스터에 구멍이 숭숭 뚫린 상황에서, GS칼텍스는 곧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선택의 시간을 맞이한다. 바로 보상선수 지명이다. 강소휘와 한다혜가 모두 A등급 FA 자원이기 때문이다. GS칼텍스가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 중 어떤 쪽이 가능성 높은 선택지일지, 현 상황에서의 셈법을 분석했다.
① 즉전감 아웃사이드 히터 보강?
우선 아웃사이드 히터의 경우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이다. 핵심 중의 핵심이었던 강소휘의 공백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아직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최은지까지 최종 이탈할 경우 머릿수 자체가 부족하다.
GS칼텍스가 이 문제를 보상선수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페퍼저축은행과 한국도로공사에서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는 즉전감 아웃사이드 히터를 선택할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에서는 박정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보호선수 명단 포함을 장담하기 어렵기에, GS칼텍스가 팀에 필요한 퍼즐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만약 전새얀이 제외될 경우 지명하면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팀별 행보가 마무리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전새얀의 명단 제외 가능성은 가늠하기 어렵다.
② 젊은 미들블로커 보강?
GS칼텍스의 전통의 취약 포지션인 미들블로커 보강도 선택지다. 정대영이 은퇴했고, FA인 한수지의 현역 연장 및 재계약 여부도 미지수기 때문에 보강이 필요한 자리다. 특히 미들블로커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영택 감독까지 선임한 만큼, 젊은 미들블로커 자원이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할 경우 선택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명 가능성과는 관계없이 페퍼저축은행에서 눈길이 가는 선수는 역시 염어르헝이다. 2004년생의 젊은 나이에 195cm라는 여자부 최고의 높이까지 갖췄지만,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친 경기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하이 리스크를 넘어선 하이퍼 리스크 픽이라 할 만하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배유나와 김세빈의 보호선수 명단 포함이 사실상 확실한 상황에서, 2001년생으로 젊은 축에 속하면서 즉시전력 활용까지 가능한 최가은이 명단에 들지 못하면 GS칼텍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③ 한다혜의 빈자리 채우기?
한다혜가 이탈하긴 했지만, 리베로 자리는 당장 보강이 시급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춘 한수진이 건재하고, 시즌 후반부부터 조금씩 출전 시간을 부여받은 신예 유가람도 있다. 다만 리베로 보강이 이뤄질 시 리시브에 약점이 있는 한수진이나 아직 경험이 부족한 유가람을 서베로로 돌리고 보다 안정적인 투 리베로 체제를 갖출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상선수 지명으로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임명옥은 보호선수 명단 포함이 확실시되고, 한국도로공사에서 임명옥을 제외한 다른 리베로 자원은 한수진-유가람 이상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검증된 바가 없다. 페퍼저축은행이 채선아를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선택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아웃사이드 히터나 미들블로커 보강보다 좋은 선택지가 될지는 미지수다.
④ 큰 그림을 그리며 보상금을 선택?
다음 시즌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정석적인 지명이 아닌, 다른 방법을 구상해볼 수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다가올 2024-25시즌보다 더 먼 미래를 생각하며 돈을 선택하는 것이다. A등급 FA 선수를 내준 팀은 새롭게 그 선수를 영입한 팀으로부터 직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 1명을 받는 선택지 외에도,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받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강소휘의 전 시즌 기본 연봉은 4억 원이었고, 한다혜는 1억 2천만 원이었다. GS칼텍스가 두 선수에 대해 모두 후자의 선택지를 고를 경우 15억 6천만 원을 수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보상선수 지명을 아무리 잘해도 이번 시즌에는 승부를 걸기 어렵다는 계산이 선다면, 강소휘-한다혜-정대영의 이탈로 생긴 샐러리캡 여유를 어느 정도 유지한 뒤 보상금 300%를 선택해서 다음 비시즌의 큰 손으로 나서는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그러나 리그 내 팀의 숫자가 많지 않고, 팬들의 열정과 충성심이 높은 V-리그에서 이러한 ‘탱킹 시즌’을 구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GS칼텍스의 눈앞에 다양한 선택지들이 놓일 예정이다.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따라 다가오는 다음 시즌의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다. 격동의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