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타선에 활기가 돌아"…SF, '데뷔전 안타+타점' 이정후 매력에 빠졌다

[카토커] "타선에 활기가 돌아"…SF, '데뷔전 안타+타점' 이정후 매력에 빠졌다

맛돌이김선생 0 151

 


이제 한 경기를 치렀는데, 벌써 이정후의 매력에 빠진 모양이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즌 개막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1타점. 팀은 4-6으로 패했지만, 이정후의 활약은 분명 돋보였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빅리그 첫 타석을 맞이했다. 이정후는 베테랑 다르빗슈의 투구 패턴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초구부터 힘차게 돌렸지만, 파울. 이후 커브와 포심 패스트볼을 바라보며 공 3개 만에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두 번째 타석은 3회초 1사 2루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득점권 기회를 맞이했다. 두 번은 당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 보였다. 다르빗슈의 싱커에 정확히 타이밍을 맞춰 시속 100.4마일(약 161.5㎞)의 강한 타구를 만들었으나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가 돌아서야 했다.

기다리던 빅리그 첫 안타는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5회초 2사 후 다르빗슈의 싱커를 때려 중견수 앞에 안타를 만들었다. 빅리그 세 타석 만에 터진 값진 안타였다. 분위기를 이어 2루를 훔쳐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다르빗슈가 재빠르게 발을 풀어 견제했고, 이정후는 런다운에 걸린 뒤 1루수 크로넨워스에게 태그아웃돼 이닝이 마무리됐다. 견제사에도 이정후는 기죽지 않았다. 씩씩하게 타석에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2-2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7회초 1사 2,3루에서 구원 투수 마세이 유키의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다. 중견수 잭슨 메릴이 이 타구를 잡았지만, 3루주자 마이클 콘포토가 들어오기에는 충분했고, 팀은 이정후의 빅리그 첫 타점으로 3-2 리드를 잡았다. 



팀은 이정후의 역전 타점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곧바로 이어진 7회말 무사 1,3루 상대 더블스틸로 3-3 동점이 됐고, 이후 잰더 보가츠에게 1타점 적시타, 크로넨워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헌납해 총 4실점 하며 4-6으로 패했다. 이정후는 데뷔전에서 빅리그 첫 안타와 타점을 만들어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뒤 샌프란시스코의 패배에도 매체들은 이정후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정확히 터지지 않았지만, 곳곳에 활기가 도는 조짐이 보였다"라며 이정후의 경기력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매체는 "이정후는 다르빗슈를 상대로 삼구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후 두 차례나 날카로운 접촉을 했다. 이후 7회에는 희생플라이로 팀이 앞서 나가는 점수를 뽑아냈다"라며 썼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 빅리그 첫 안타를 쳤고, 마쓰이에게는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기록했다"라며 일본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친 이정후의 활약상을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공식 SNS를 활용해 이정후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이정후의 빅리그 첫 안타와 타점이 나오자 한글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정후 개인 첫 안타', '메이저리그 첫 안타', '메이저리그 첫 타점' 등의 문구로 데뷔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정후를 격려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안타를 친 이정후가 인상적이었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첫 타점을 수확한 것도 생산적이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지난 2017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이정후. 지난해까지 7시즌을 뛰며 통산 884경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꿈을 키웠던 이정후는 2022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도전할 것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구단의 승인을 받아 2023시즌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3000만 달러(약 1752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금액 계약을 체결해 메이저리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리고 이날 공식 데뷔전을 치르며 빅리그 27번째 코리안 빅리거가 됐다. 타자로는 12번째다.

이날 24번째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도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의 맞대결 상대인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이정후와 기량을 겨뤘다. 김하성은 2회말 1사 후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5회말 무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쳐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6회말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파고들어 시즌 2호 도루에 성공했다. 마지막 타석인 7회말 2사 3루에서는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다. 김하성은 지난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시리즈' 일정을 치르며 정규시즌 2경기를 뛴 상태였다. 당시에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날 첫 안타를 때려내며 활약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치열한 승부의 현장이었지만, 훈훈한 장면도 만들어졌다. 김하성이 경기 중 이정후에게 조언을 건넨 것이다. 상황은 이랬다. 이정후가 5회초 빅리그 첫 안타를 친 뒤 다르빗슈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자칫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김하성은 이정후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김하성은 경기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정후가 긴장을 안 한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첫 경기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감을 갖고 있을 수 있어서 최대한 풀어주려고 장난치려고 했다"라며 "정후가 강심장이고 멘털이 좋아 긴장은 안 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공수 교대나 주자로 나갔을 때 말을 걸려고 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정후 역시 김하성의 말에 다시 한 번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견제사당한 후 (하성이) 형이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해 너무 와 닿았다. 그 한마디에 바로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선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선배 김하성은 후배 이정후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김하성은 "오늘(29일) 타격을 보고 정후가 충분히 MLB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유인구에도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고, 공을 맞히는 건 당연히 좋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생플라이를 만들어 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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