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81타치고 컷탈락 멘붕…호블란이 사라졌다
다음주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대회’ RBC 헤리티지 출전 명단에 세계랭킹 6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의 이름이 사라졌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뮤니케이션스는 14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서비스 엑스(X)를 통해 ‘빅토르 호블란이 다음 주 열리는 RBC 헤리티지 참가를 포기했다’고 알렸다.
RBC헤리티지는 올 시즌 총상금 2000만달러의 ‘시그니처 대회’로 열린다. 막대한 상금에 참가 자격을 가진 선수들은 대부분 출전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르며 무려 1800만달러 보너스를 받았던 호블란의 불참은 뉴스가 됐다.
갑작스러운 대회 출전 포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받은 충격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SB네이션스는 “마스터스 2라운드 때 비정상적인 경기를 펼친 뒤 단기적으로 투어 일정을 변경했다”며 “호블란은 대회 첫날 1언더파 71타를 쳤지만 둘째날 9오버파 81타로 무너지며 2타차로 컷탈락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초반부터 좋지 않았다. 2번홀에서는 두번이나 벌타를 받으며 트리플보기를 범했고, 4번홀(파3)에서도 더블보기를 적어내야 했다. 컷탈락에 쐐기를 박은 것은 15번홀. 어이없는 3퍼트가 나왔다. 이 홀에서 호블란은 4온에 성공했고 약 1m 파퍼팅을 남겼지만 파퍼팅은 홀을 살짝 외면해 한 뼘 가량 지나갔다. 이에 실망한 호블란은 퍼터로 공을 툭 치며 홀아웃을 하려했지만 이 볼은 홀에 들어가지 않고 흘러 지나갔다. 메이저대회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어이없는 실수. 이후 더블보기 퍼팅은 성공시켰지만 호블란은 공을 그대로 물 속에 던지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버디는 단 1개에 불과했고 2번홀 트리플보기 한개와 더블보기 2개, 그리고 보기 3개를 쏟아내며 무려 9타를 잃었다.
그야말로 되는 게 없는 날이었다. 페어웨이 적중률과 그린적중률은 50%로 뚝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퍼팅이다. 첫날 그린적중시 평균 퍼트수가 1.61개였지만 둘째날에는 그린적중시 평균 퍼트수가 1.72개까지 치솟았고 3퍼트도 1차례 했다.
‘태권 소년’으로 불리며 밝은 미소와 젊잖은 행동으로 인정받던 호블란이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행동은 그저 ‘멘붕(멘탈 붕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대회를 마친 호블란은 곧바로 다음 대회 불참을 결정했다.
지난해 3승과 함께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른 호블란은 올해 분위기는 좋지 않다. 마스터스 토너먼트까지 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이 단 한 번도 없다.
호블란은 최근 스윙코치를 자주 바꾸다 결국 마스터스를 앞두고 그가 프로로 전향했을 때 그를 도와준 스윙코치를 다시 찾아갔다고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마스터스 참사’를 겪은 것이다. SB네이션은 “호블란이 얼마나 더 많은 대회를 건너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오거스타에서 81타를 친 후 자신감을 가질 때까지는 돌아오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