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승마 없다→변수 없이 공정’ 근대5종 장애물 경기, 어떻게 진행됐나
[스포츠서울 | 화성=김동영 기자] 근대5종 최초로 ‘장애물’이 도입된 아시아대회가 한국에서 열렸다. 살짝 생소하다. TV 프로그램 생각도 난다. 기존 승마보다는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이 아시아근대5종연맹(AMPC)과 개최한 ‘2024 근대5종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경기도 화성에서 진행되고 있다. 10일 대표자 회의를 시작으로 11일부터 열띤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선수권 최초로 ‘장애물’이 포함됐다.
기존 근대5종은 수영, 펜싱, 승마, 레이저런(크로스컨트리+사격)으로 구성됐다. 선수 한 명이 다섯 종목을 수행해야 한다. 그만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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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가 논란이 되곤 했다. 자기 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무작위 추첨’을 통해 자신이 탈 말이 정해진다. 말이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낭패다. 펜싱과 수영에서 벌어놓은 점수를 대거 잃기도 한다. 중도 포기하는 선수도 나온다. 공정성 지적이 나왔고, 동물 학대 논란도 일었다.
이에 2021년 11월 국제근대5종연맹은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승마로 진행하고, 이후 장애물을 넣기로 했다. 2022년 6월 튀르키예에서 테스트 경기가 열렸다.
한국도 미리 준비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대회는 장애물을 도입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장애물이 도입된 대회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이 처음이다. 이미 경험한 신수민(18·서울체고), 김유빈(22·한국체대) 등은 13일 개인전 우승 후 “익숙하다”고 했다.
장애물은 징검다리, 휠, 구름사다리, 벽 등 총 12종류다. 정해진 규격이 있다. 대회마다 8종을 선택해 배치한다. 출발선에 두 명이 출발해 8가지 장애물을 차례로 넘은 후 결승선에 도착해 버저를 누른다. 당연히 일찍 도착한 선수가 유리하다.
장애물 제대로 넘지 못할 경우 해당 장애물을 다시 소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구름사다리를 건너다 떨어질 경우 구름다사리 시작점으로 돌아가 다시 출발하는 식이다.
걸린 시간에 따라 점수도 다르다. 기준 시간이 20초이고, 점수는 340점이다. 20초보다 빠르면 점수가 올라가고, 느리면 줄어든다. 0.5초에 1점씩이. 20초에 끊기는 쉽지 않다. 이번 대회 가장 빠른 기록이 23초06이다. 사실상 상한선 340점에서 줄어드는 형태인 셈이다.
말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승마보다 공정하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동물 학대도 없다. 오롯이 자신의 실력에 달렸다. 원초적인 경쟁이라 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이 생각나는 종목이기도 하다. 과거 ‘출발 드림팀’이라는 장애물 레이스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현장 관계자도 “비슷하다”며 웃었다. 19세 이하 개인전 여자부 2위에 오른 이가영(18·대구체고)은 “선수들끼리도 그 이야기 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완전한 비교 대상은 당연히 아니다. 이가영도 “솔직히 해보면 쉽지는 않다”고 했다. 웃음기는 없다. 이를 악물고 장애물을 돌파한다.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짜는 모습이다. 이어진 레이저런까지 마친 선수들은 가쁜 숨을 내쉬며 트랙에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