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광복절에 일본인 투수가 나오면 안 된다고?...황당한 일부 팬 논리, 그럼 코치진은?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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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 15:15
(MHN스포츠 윤송이 인턴 기자, 박연준 기자) 광복절 치러진 프로 야구 경기에서 일본인 선수의 출전을 두고 일부 팬 사이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의 선발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였다.
두산은 브랜든의 부상 이탈이 길어지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했다. 올해 동일한 제도를 통해 SSG 랜더스에서 KBO에 데뷔한 시라카와는 독립 리그 출신으로 프로 데뷔를 꿈꾸는 선수라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다. 팬들의 인파로 대중교통 출퇴근이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13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며 로테이션 순서상 시라카와가 광복절에 등판하는 일정이 됐고, 이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팬들은 두산 공식 SNS 게시물에 "광복절에 일본인 투수가 등판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항의하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은 시라카와의 롯데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았던 것을 고려해 롯데를 상대하는 15일이 아닌 KT 위즈 상대 16일 출전을 확정해뒀던 상황이었다. 두산으로서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비판을 듣게 된 것이다.
한편, 두산이 홈 경기 때마다 구단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의 국기를 게양해 왔던 일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두산은 현재 일본 출신 시라카와 케이쇼와 함께 미국 출신인 브랜든 와델, 캐나다 출신 조던 발라조빅과 제러드 영이 외국인 선수로 등록돼 있다. 홈 경기에는 늘 태극기, 구단 우승기 등과 함께 이들의 국기를 게양해 왔다. 그러나 광복절에 일장기를 거는 일이 지적받았고, 두산은 15일 일장기뿐만 아니라 성조기와 단풍기 모두를 걸지 않는 쪽을 택했다.
논란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일본 국적의 선수라고 해서 광복절에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거나, 경기에 나서는 일에 눈치를 보아야 한다면 이는 불공평한 처사라는 것이다.
올해 논란이 됐던 것과 달리, 실제로 KBO리그에서 광복절에 일본인 선수가 경기에 나선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2009년 당시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카도쿠라 켄이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다. 2010년에는 LG의 오카모트 신야가 구원으로 등판했다.
한편 올해 KBO리그에서 일본인 선수는 시라카와가 유일하지만, 코칭스태프 중에서는 일본 국적 보유자가 많다. 논란이 일었던 두산의 작전 코치와 배터리 코치뿐만 아니라 KIA의 배터리코치나 삼성의 타격 코치, 컨디셔닝 코치 등이 모두 일본인이다. 시라카와의 선발 등판은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사람 중 누구도 이들의 경기 참여는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도 의아하다.
광복절은 대한민국에 의미 깊은 날이고, 기억돼야 한다. 프로야구 구단들도 광복절을 맞아 관련 인사의 시구 행사를 기획하고 의미를 기리는 유니폼을 입는 등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로 선수에게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는 안 된다.
사진 = 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