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선발 투수의 6이닝 의무 투구 도입을 검토한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올 시즌 '피치 클록'을 도입해 획기적으로 경기 시간을 단축한 메이저리그(MLB)가 다른 혁명적인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ESPN은 16일(한국시간) ML 사무국이 '선발 투수 6이닝 의무 투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MLB 사무국 관계자는 "선발의 위상을 회복하고 투수의 부상을 줄이기 위한 많은 옵션이 있다"며 혁신적인 방안 도입을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최근 빅리그에서는 선발 투수가 예전에 비해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는다. 불펜 투수들이 일찍 등판하기도 하며, 종종 '오프너'를 활용한 '불펜 데이'를 펼치기도 한다. 긴 이닝보다는 강한 공으로 타자들을 막는 것을 우선시한다.

ESPN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는 평균 5.97이닝을 던졌으나 10년 사이 변화가 컸다. 올 시즌에는 이 수치가 5.25이닝으로 줄었다. 트리플A에서 선발의 평균 이닝은 '4.3'에 그친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것처럼 선발 투수가 매번 최소 6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선발 투수가 부진한 데 강제로 던지게 할 경우 오히려 부상 등이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구 수 100개를 넘겼을 경우 △4점 이상 허용 시 △다쳤을 경우에는 선발 투수가 6이닝을 채우지 못해도 교체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뒀다고 ESPN은 설명했다.

아직 검토 단계지만 실제 선발 투수의 6이닝 의무 투구를 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진 등 선수단 구성을 새로 꾸려야 하며, 육성 정책에도 변화가 필수적이다.

시카고 컵스의 토미 호토비 투수코치는 "투수들은 타순이 세 바퀴 돌 때까지의 래퍼토리를 생각하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그러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헤이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단장은 "투수의 제구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6이닝을 꾸준히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ESPN은 선발 투수에게 6이닝을 던지게 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한 시즌 선발진이 900이닝 이상 소화할 경우 신인 드래프트에서 추가 지명권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이론적으로 좋지만, 추가 드래프트 픽을 위해 경기에서 선발 운영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