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日 성장 일군 ‘프랑스 명장’ 블랑이 왔다! 현대캐피탈, 체질개선 기대
필립 블랑 감독. 사진 출처 | FIVB
V리그 남자부 ‘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의 2023~2024시즌은 파란만장했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올라 ‘봄배구’를 경험했지만,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직전 시즌 정규리그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친 뒤 챔피언 결정전(준우승)에 오르며 ‘리빌딩 종료’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2023~2024시즌의 뚜껑이 열리자 긴 악몽이 이어졌다. 정규리그 2라운드까지 2승10패에 그쳤다. 결국 3라운드 도중 최태웅 감독과 이별을 결정했다. 2015~2016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최 전 감독은 팀에 2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1차례 챔프전 우승을 안겼으나, 더 이상의 동행은 어려웠다. 결국 진순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남은 시즌을 책임졌고, 준PO 진출과 함께 조금이나마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부터 이미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올 2월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감독과 일찌감치 계약했다. 어시스턴트 코치부터 감독까지 지내며 일본남자배구대표팀을 수년간 이끈 그는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 올해 준우승을 일군 명장으로, V리그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2024파리올림픽은 조금 아쉬웠다. 미국, 독일, 아르헨티나와 경쟁한 조별리그에서 1승2패, 조 3위로 8강에 진출한 뒤 이탈리아에 2-3으로 역전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누구도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힘을 잃어가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비약적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명가 재건’을 꿈꾼다. 올림픽 출전으로 17일 한국에 입국했으나, 블랑 감독이 더 나은 성적뿐 아니라 선수단을 한층 성장시켜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자신의 늦은 합류를 염두에 두고 블랑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스토르티 코치를 먼저 천안의 클럽하우스로 보내 비시즌 초반부터 팀 훈련을 이끌도록 했다.
비시즌 현대캐피탈에는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V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선수 레오(쿠바)에 아시아쿼터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덩신펑(중국)을 데려왔다. 기존 허수봉, 전광인 등 국내 공격수들과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 경험이 부족한 이현승, 이준협 등 세터진은 블랑 감독의 지도로 기량 향상을 기대할 만하다.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모습에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