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해외리그 도전' 박지현의 인사 "힘들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위성우 감독님, 감사합니다"

[카토커] '해외리그 도전' 박지현의 인사 "힘들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위성우 감독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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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그 도전을 선언한 박지현(24·아산 우리은행)이 소속팀 사령탑 위성우(53) 감독에게 진심을 전했다.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가드 중 하나로 꼽히는 박지현은 엄청난 계약을 이뤄낼 수 있는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포기, 대신 해외리그 진출을 위해 임의해지를 택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은 지난 14일 이 같은 소식을 발표했다. 임해의지가 결정된 선수는 시즌 등록 선수 정원에서 제외된다. 계약도 정지된다. 선수가 복귀를 원할 경우 임의해지 공시일로부터 1년이 지난 뒤에야 원 소속 구단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박지현은 해외 리그 도전을 위해 모험을 택했다.

앞서 박지현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학생 시절부터 늘 꿈꿔온 해외리그 진출을 도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지현은 지난 15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속마음을 꺼냈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결정을 믿고 허락해준 위성우 감독, 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박지현은 "이제 많이들 아시겠지만, 당장 내린 결정은 아니다. 전부터 꿈꿔왔던 목표다. 제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했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마침 이번에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지난 해에도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때 나가면 제 도리를 다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해외리그 진출로 포기할 게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상으로는 도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액의 계약 조건을 포기한 것에 대해선 "저는 돈보다 도전의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며 "올 시즌 우승을 못 했어도 나갈 생각이었다. 그래도 우승은 하고 나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럴 수 있도록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고, 팀을 위해 무언가 남기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모습과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저 혼자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팀에 고맙고, 이번 도전에 있어서 좋은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현의 성장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을 꼽자면 단연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다. 2018~2019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박지현을 선발했던 당시 위성우 감독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혼도 많이 냈다. 박지현은 프로 입단 때부터 '슈퍼루키'로 주목받았지만, 위성우 감독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며 성장을 요구했다. 한 번은 위성우 감독이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날렸다.

이제는 위성우 감독의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당당히 "박지현은 여자농구의 중심"이라고 말한다.


호랑이 선생님의 지도 아래 많이 웃고 울었던 박지현에게도 위성우 감독은 소중한 은인이다. 이번 해외 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도 고마움을 느꼈다. 박지현은 "전부터 아무리 많이 (해외리그 도전을) 얘기했다고 해도 많이 놀라셨을 것 같다. 팀도 힘든 상황이었다. 위성우 감독님도 속으로는 '보내주는 게 맞다'면서도 힘들다고 하셨다. 그래도 결국에는 제 선택을 응원해주고 저와 한 약속을 지켜주고 싶다고 하셨다. (FA를 포기했지만) 위성우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시는 것만으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만으로도 제게 큰 의미"라며 "위성우 감독님께서 언제든 도움을 주겠다고 말씀하시고, 힘든 상황이 오거나 그러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하셨다. 말씀만이라도 너무 감사했고, 그런 얘기를 해주시니 앞으로 나가서 더 책임감 있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박지현은 "우리은행에는 베테랑 언니들이 많고 위성우 감독님, 전주원 코치님도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코치진이다. 이들과 함께 훈련을 해왔다. 그래서 해외리그 도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제가 먼저 언니들에게 연락하려고 했는데, (해외리그 진출 선언 이후) 정신이 없고 바빠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런데 언니들과 팀원들이 먼저 응원한다고 연락주셨다. 누구 하나 뽑기가 어려울 정도로 모두 고마웠다"고 전했다.


가족들의 조언도 들었던 박지현은 "부모님께서는 제 선택을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셨다. '결국 선택은 네가 했으면 좋겠다', '무엇을 하든 후회가 안 남았으면 한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같은 농구선수인 오빠(박지원·상무)는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박지현은 "아직 너무 부족하다. 개인적인 꿈을 위해 나가는 것은 맞지만, 여자농구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겠다는 마음도 크다. 해외리그는 처음이기 때문에 준비도 힘들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저를 보고 꿈을 꾸거나, 꿈만 갖고 있던 선수들이 꿈을 실현시켰으면 한다. 제 경험이 앞장을 서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당장 좋은 모습만 보여드린다고 장담은 못한다. 저도 잘 하려고 가는 게 아니라, 경험이 먼저라고 본다. 그래도 그런 것들을 겪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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