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속도 낮추고 먼저 가라고 손짓? 중국 마라톤 ‘승부조작’ 의혹

[카토커] 속도 낮추고 먼저 가라고 손짓? 중국 마라톤 ‘승부조작’ 의혹

총총이 0 98

 


중국 베이징 하프마라톤대회에서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하프마라톤대회에서 결승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가던 외국선수들이 뒤를 돌아보며 한 중국 마라토너를 겨냥해 속도를 늦춘 정황이 포착됐다. 외국선수 중 한 선수는 중국 선수에게 먼저 가라는 손짓을 하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중국 허제 선수가 1시간3분44 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결승선 코앞까지 선두권에서 뛰었던 아프리카 선수 3명은 허제 선수보다 단 1초 뒤지며 나란히 공동 2위로 골인했다. 앞서 달리던 선수는 로버트 키터, 윌리 응낭가트(이상 케냐), 데제네 비킬라(에티오피아) 등이다. 


하지만 결승선을 ‘코 앞’에 두고 허제 선수 앞에 뛰던 아프리카 선수 3명이 허제에게 손짓을 해 길을 안내하고, 고의로 뒤처지는 듯한 모습의 영상이 소셜미디어서비스 웨이보 등에 퍼지면서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많은 네티즌들이 현장에서 직접 찍은 ‘조작 의혹’ 영상을 올리고 있고, 중국 선수로 미리 우승자가 정해져 있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웨이보에는 해당 주제의 글이 3000 만회 가깝게 검색됐고, 댓글이 8000개를 넘겼다.

한 중국 네티즌은 “허제 선수보다 먼저 결승선을 앞둔 외국인 선수들은 우승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승부 조작을 신고를 할까요?”라고 비아냥거렸다.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전 편집장도 “이번 사건은 스포츠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승부조작) 파문이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앞서 달리던 아프리카 선수들은 승부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응낭가트 선수는 홍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구라서 허제가 우승하게 했다”고 시인한 뒤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고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마라톤 선수 양펑은 “최근 10∼20 년 동안 중국 각 도시별 마라톤 대회가 많이 생겼다”며 “중국 선수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개최사가 돈을 주고 특정 선수를 초청해 결국 중국 선수가 우승하도록 한다”고 한 언론에 폭로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에만 중국 전역에서 40여개의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이번에 논란이 된 허제는 중국의 스포츠용품회사 엑스템과 계약했고, 이번 베이징 하프마라톤대회도 엑스텝이 주최사 중의 하나로 들어와 있어 ‘승부조작’ 의혹으로 쏠리고 있다. 대회를 주최한 베이징 체육국은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며, 곧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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