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젠지에게 정상 문턱에서 발목잡혔지만, 이번에도 페이커는 만족스러운 하루라고 전했다. 큰 무대에서 상대팀과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했다는 이유다. 이어 MSI에서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각오도 말했다.

14일 서울 KSPO 돔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은 세트 스코어 2대 3으로 젠지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2021년 서머 이후 여섯 번째 결승에 올랐고, 2022년 스프링 우승 이후 4연속 젠지에게 결승에서 패하며 상대에게 LCK 최초 4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안겨줬다.

하지만 이날 페이커는 백전노장답게 담담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경기 후 소감에 관해 페이커는 "경기를 끝낸 직후에는 아쉬움이 컸다. 우리가 오늘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했기에 아쉬움이 더 컸던 게 아닐까 한다"고 답했다. T1은 이번 결승전에서 3세트를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 2대 1을 기록, 한 세트만 더 승리하면 LCK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이후 내리 두 세트를 내주며 패한 것에 관한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페이커는 아쉬움만큼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또 배워갔고, 그만큼 얻어갔기에 좋은 하루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큰 무대에서 많은 팬을 두고 상대팀과 좋은 경기를 했다는 거로도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라는 것이 페이커가 이날 아쉬움만으로 하루를 채운 것이 아닌 이유다.

특히 페이커는 "이번 시즌 팀에 우여곡절이 많아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았다. 비록 젠지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었다"며 추가로 만족한 부분에 관해서도 전했다. 이번 스프링 T1은 디도스 테러의 목표가 되어 연습이 쉽지 않을 정도로 위기도 맞았고, 한화생명에게 0대 3으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결승에서 젠지를 상대로 아쉽지만 좋은 경기를 보였다는 이야기.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곧 열릴 MSI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 페이커의 각오다. 페이커는 "스프링을 보내면서 팀원의 손발도 잘 맞았고,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의 시너지가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MSI에서도 이런 부분을 잘 이어나가 많은 분들 앞에서 꼭 이번 MSI를 LCK팀이 차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17년 이후 LCK가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페이커는 팬들에게 더욱 강해진 팀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이번 스프링 목표가 우승이기도 했지만, 나는 계속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두 우리 팀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결승전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스프링을 정리한 페이커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우리도 계속 달리나간 만큼 잠시 휴식과 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MSI에서는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