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안방에서 열리는 한국전을 앞두고 태국축구협회(FAT)에 지원금을 전달하며 사기를 북돋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6일 밤 9시 30분(한국 시각)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4라운드에서 태국을 상대로 원정 승부를 벌인다. 3전 2승 1무로 C그룹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이지만, 지난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3라운드 홈 태국전에서는 다소 아쉬운 1-1 무승부를 거둔 상태다.

반대로 태국은 원정에서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가져왔다는 점 때문에 사기가 매우 드높다. 여기에 태국 정부가 힘을 불어넣고 있다. 태국 매체 <골닷컴 타일랜드>에 의하면, 세타 타비신 태국 총리는 '마담 팡'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누암판 람삼 태국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승점당 300만 바트(약 1억 1,000만 원)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타비신 총리는 "태국의 월드컵 예선전이 열린다. 매우 중요한 경기인 한국전이 26일 저녁 7시 30분(현지 시각)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다"라며 "저는 태국축구협회가 선수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자금을 모으는 것을 돕고 싶다. 포인트당 300만 바트다. 계속 싸워달라"라고 말했다. 가히 태국 정부가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이른바 '베팅'을 한 셈이다.

한편 람삼 회장은 이미 매진된 한국전 티켓 때문에 경기장에 올 수 없는 팬들을 위해 라자망갈라 스타디움 외부의 잔디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태국 팬들이 한국전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기장 안팎에서 한국의 기를 억누르고 자국의 사기를 높이려는 태국의 자세가 실로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