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레알 옛 에이스 결국 감옥행? 변호인 항복 선언 [해외축구]
전직 축구선수 호비뉴(40·브라질)가 이탈리아 성폭력 유죄에 따른 실형 집행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고등법원은 3월2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최고 법원 확정판결이 브라질에서도 유효하다”고 인정했다. 호비뉴는 2013년 이탈리아 밀라노 나이트클럽에서 남자 5명이 저지른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2022년 1월 징역 9년 확정판결을 내렸다. 법무부는 2023년 1월 외교부를 통해 브라질 정부에 형 집행을 요구했다. 호비뉴 변호사는 “공식적으로 결정을 통보받으면 의뢰인은 (도주하지 않고) 당국에 자수할 것”이라 밝혔다.
호비뉴 변호사가 이탈리아 최종 판결 형량 효력을 인정한 브라질고등법원 특별재판소 결정 후 쏟아지는 언론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제공현역 시절 호비뉴는 축구를 상징하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브라질국가대표, 두 팀에서 에이스를 뜻하는 등번호 10을 달았던 특급스타다.
브라질 헌법은 ‘외국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탈리아가 호비뉴를 넘겨달라는 요청 대신 ‘우리 최고 법원이 유죄라고 최종적으로 판단했으니 이를 시행해달라’는 뜻을 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비뉴는 “이탈리아에서 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 받은 부당한 유죄 판결”이라며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브라질고등법원은 성폭력 유무죄 여부 논의 없이 이탈리아 형량이 브라질에 효력을 미치는지에만 초점을 맞췄다.
호비뉴가 2013-14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AC밀란(이탈리아) 포워드로 아약스(네덜란드)를 상대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호비뉴 관련 브라질고등법원 특별재판소 전체 회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제공변호인은 “사건의 자초지종을 다시 살펴봐 주길 바란다”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호비뉴를 위해 뭔가를 더 할 수 없게 됐다. 브라질고등법원이 이탈리아 실형이 유효하다고 밝히자, 항복 선언을 하게 된 이유다.
호비뉴는 2005년 영국 월간지 ‘월드 사커’ 선정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을 받는 등 20대 초반 세계 최고 유망주였다. 2007년 제42회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 우승을 주도하여 MVP와 득점왕을 석권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한국시간 3월13일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그러나 3월1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9) 브라질 대통령이 “호비뉴는 부끄러운 줄 알아라.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은 모두 감옥에 보내야 한다. 성행위는 일방적인 욕망이 아닌 합의로 이뤄진다는 것을 배워라”고 말하는 등 여론 역시 호의적이지 않다.
룰라 대통령은 “성폭행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호비뉴는 이미 이탈리아에서 유죄가 확정된 만큼 브라질에서 복역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고등법원 또한 같은 결정을 내렸다.
“99%의 브라질 청년보다 운이 좋아 큰돈을 벌고 유명해진 덕분에, 소녀한테 그런 짓을 할 필요가 없는 (범행 당시) 20대 후반의 남자가 무책임하게 행동한 대가를 치르면 좋겠다”는 룰라 대통령 발언은 부정적인 현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