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늦게 핀 꽃’ 주민규 존재감… 이번엔 데뷔골 보여줄까
A매치 첫 경기서 ‘도우미’ 두각
한국, 내일 방콕서 태국과 4차전
K리그 대표 골잡이 실력 기대감
‘늦게 핀 꽃’은 이제 만개할 기회를 노린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첫 무대부터 맹활약을 펼친 주민규(울산·사진)가 A매치 데뷔골에 도전한다.
한국은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 4차전을 치른다. 21일 홈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에 그친 한국은 승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공격진의 각성이 필요하다. 주민규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홈 경기에서 대표팀의 아쉬운 경기력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유일한 수확은 이날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33세 343일)을 쓰며 최전방을 맡은 주민규의 발견이었다. 대표팀에서 발맞춘 지 겨우 사흘 만이었지만,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2선 공격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데뷔전에서 주민규의 역할은 ‘골잡이’보다는 ‘도우미’에 가까웠다. 후반 19분 교체되기 전까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상대 수비를 등지며 다른 공격수들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창출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이 나왔던 장면에서도 주민규는 우측 측면으로 파고들며 상대 수비의 시야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황선홍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이행한 플레이였다. 주민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경기 초반에는 블록 역할을 하다가 중반부엔 미들 지역으로 내려와 (손)흥민이나 (정)우영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황 감독도 이에 대해 “주민규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뛰어난 발밑도 자랑했다. 패스는 7회로 볼 터치 기회가 그리 많진 않았지만, 정확도는 100%에 달했다.
26일 태국전에선 ‘K리그 대표 골잡이’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첫 경기에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쳐 데뷔골로 아쉬움을 털어내야 한다. 주민규는 전반 20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온 세컨볼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다음 목표는 “데뷔골”이라고 전했다.
주민규가 이번 2연전에서 모두 눈도장을 찍는다면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도 충분히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은 이렇다 할 주인이 없는 상태다. 조규성(미트윌란)은 부진이 길어지고 있고, 오현규(셀틱)는 이번에 아예 승선하지 못했다. 주민규가 다시 한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빈자리를 꿰찰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