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최경주도 뻗을 만큼 지독했다, 비제이 싱이 직접 만든 연습법

[카토커] 최경주도 뻗을 만큼 지독했다, 비제이 싱이 직접 만든 연습법

촐싹녀 0 108



“골프는 결국 자신의 두려움과 싸우는 스포츠다. 상대가 타이거 우즈라고 해도 (골프는 개인 종목이라) 그가 내게 직접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경기에 필요한 걸 충분히 연습하고 필드에서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충분하다.”

11일(현지 시각) 개막한 88회 마스터스를 앞두고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흑진주’ 비제이 싱(61·피지)을 만났다. 그는 전성기 우즈를 상대하던 시절이 떠오른 듯 미소를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188㎝, 94㎏ 거구인 그는 이젠 흐르는 세월을 반영하듯 약간 걸음이 불편해 보였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코스와 연습장을 돌며 대회 마지막 준비에 공을 들였다. 우즈와 메이저 대회 15승 가운데 13승을 함께했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는 2년 전 팟캐스트에서 “다들 우즈가 필 미켈슨과 라이벌이라고 알고 있지만, 진짜 우즈 라이벌은 싱이었다. 우즈와 싱은 정말로 서로 지기 싫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즈 최전성기이던 2000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싱이 우승하면서, 그는 우즈가 한 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막았다. 우즈는 이듬해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으며 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으로 ‘타이거 슬램’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그 사이엔 싱이 있다.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32주 동안 우즈를 끌어내리고 세계 1위를 차지한 것도 싱이었다. 2000년 미국과 세계 연합팀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나선 싱의 캐디가 둘이 맞붙은 싱글 매치에 ‘타이거가 누구라고(Tiger Who?)’라는 모자를 쓰고 나와 으르렁대던 둘 관계에 기름을 끼얹기도 했다.

싱에게 메이저 3승 포함 PGA 투어에서 34승을 거둔 승리 비결을 물어보았다. 싱은 “골프에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며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 어떤 상황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연습, 극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꼽았다. 싱이 누구도 못 말리는 연습 벌레라고 최경주(54)가 귀띔한 바 있다. “미국에 건너간 지 얼마 안 됐을 때 싱에게 한 수 배우고 싶어 한 동네로 이사 갔다. 연습량만큼은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싱의 연습을 열흘 정도 따라 하다가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일주일 동안 뻗은 적도 있다”고 했다. 싱은 “자신의 골프에 필요한 다양한 연습 방법을 스스로 발명하는 게 중요하다”며 “경기에 필요한 샷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독한 연습량으로 유명한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왜 20대 중반만 되면 번 아웃(탈진) 신드롬과 부상에 시달리는걸까. 그에게 물었다. 싱은 흥미로운 질문이라며 씩 웃고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노력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20대 중반 이후 슬럼프에 빠지는 것은 샷 연습에만 치중하고, 몸을 충분히 만드는 데 시간을 덜 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PGA 투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체육관에서 보내는지 생각해 보라고 반문했다.

싱은 여전히 50세 이상이 참가하는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마스터스는 왕년의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평생 출전권’을 갖고 있다. 싱은 “지금도 노력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주는 골프가 재미있다”고 했다. 마스터스 이전 우승자로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도 물었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잘하려면 그린 원하는 부분에 공을 올릴 수 있는 정밀한 아이언 샷과 그리고 그 공을 홀에 집어넣을 수 있는 퍼팅 실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골프는 힘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지식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0대 중반을 넘은 베른하르트 랑거(67)가 여전히 실력을 발휘하는 것도 골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싱은 1·2라운드를 한국의 김시우, 아르헨티나의 에밀리아노 그리요와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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