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MVP가 은퇴 논하는 아이러니? 리그 현실 향한 김연경의 생각

우유소녀제티 [카토커] MVP가 은퇴 논하는 아이러니? 리그 현실 향한 김연경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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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스운 이야기일 수 있죠.”

‘배구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이 은퇴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너무도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그가 V리그에 다시 복귀한 2022~2023시즌부터 최근 2시즌을 달군 키워드는 모두 그의 현역 연장 여부였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통합우승에 실패하자, 김연경은 은퇴 고민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흥국생명과 1년 계약으로 속마음을 대변했다. 그러나 그도, 흥국생명도 이번 시즌에는 현대건설에 가로막혔다. 팀이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각각 2위, 준우승에 그친 뒤 이번에는 “한 번 더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서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고 시원하게 자신의 결심을 공개했다.

김연경의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전히 공·수 양면에서 흥국생명의 대체불가 전력이자, 리그 최정상급 선수다. 이번 시즌에도 공격종합(공격성공률 44.98%·2위), 리시브효율(42.46%·5위) 등 주요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인 6번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김연경은 “난 늘 ‘정상에 있을 때, 좋을 때 은퇴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왔다”며 “(개인 성적은) 내가 그리는 그림과 비슷하게 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우승과 함께 세운 다음 시즌 목표는 정규리그 MVP 최다수상 기록을 7회로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난센스가 있다. 어쩌면 리그 수준의 향상과도 연관된 문제다. 그는 ‘우승과 7번째 MVP를 노리는 선수가 은퇴와 맞닿아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말에 “다른 종목을 봐도, 은퇴 시점에 있는 선수가 우승에 도전하고 개인 타이틀 수상을 목표로 하는 게 어쩌면 우스운 이야기일 수 있다”고 씁쓸해한 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경쟁자가 나오면 좋겠다. 특히 국내선수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나도 뒤처지지 않게 노력하겠다. 그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연경 역시 자신의 은퇴와 관련해선 생각이 복잡하다. 그는 “친구들이 코미디언 이경규 님이 한 말을 알려주곤 한다. ‘단 한 명이라도 박수를 치지 않을 때까지 은퇴해선 안 된다’는 말인데, 이 역시 분명 맞는 말이다. 존중받아 마땅한 생각이다. 그리고 나 역시 아무도 박수를 쳐주지 않을 때까지 뛸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이런 ‘열린 결말’도 괜찮지 않은가”라는 말로 단순하지만은 않은 속내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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