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오타니 출전 정지 가능성은 제로다… 그런데 MLB 조사에 美 언론 때리기까지 도대체 왜 그럴까

[카토커] 오타니 출전 정지 가능성은 제로다… 그런데 MLB 조사에 美 언론 때리기까지 도대체 왜 그럴까

현대티비 0 270
▲ 통역의 불법 도박 사건에 휘말린 오타니지만 현지 언론은 지금 오타니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를 향한 미 언론의 칼날이 계속해서 날카로워지고 있다. 오타니의 통역이었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사건을 계속해서 파헤치며 오타니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다.

언론이 시끄러워지자 당초 이 사건을 한 발 물러서서 봤던 메이저리그 사무국까지 조사에 착수했다. 여론에 밀려 부랴부랴 수사에 나서는 형국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상황에서 오타니의 출전 정지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 이슈가 메이저리그를 뒤덮을 만큼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3일(한국시간) 성명문을 내고 '사무국은 미디어로부터 오타니와 미즈하라가 연루된 의혹을 알게 된 뒤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날 우리 조사부는 관련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타니와 미즈하라가 연루된 사건은 최근 메이저리그와 LA 다저스를 뒤덮은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사건이다. 미즈하라는 2021년 이후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 있었으며 그 빚이 450만 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언론에 알려진 보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미즈하라는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매튜 보이어라는 인물을 만났다. 보이어는 남캘리포니아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스포츠 베팅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업체들이 있고, 하루 거래되는 금액도 천문학적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연방 차원에서 스포츠 베팅 업체를 합법이냐 불법이냐로 정의하지는 않고 있다. 각 주(州)마다 다르다. 40개 주는 합법으로 규정하지만,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나머지 주는 불법으로 본다. 그리고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지금껏 몸담았던 소속팀 LA 에인절스와 LA 다저스는 모두 캘리포니아주 소속 구단이다.

미즈하라는 보이어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농구, 축구, 미식축구 등에 거액을 베팅했다. 미즈하라는 지금도 야구 종목에는 베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즈하라는 계속 돈을 잃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돈을 베팅했다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처음에는 몇 만 달러로 시작해 30~5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자신의 연봉 수준에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불어나자 감당이 안 될 수준이 됐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오타니의 계좌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보이어의 계좌로 지난해 9월쯤 몇 차례에 나눠 50만 달러씩이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연방정부 수사망에 걸리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ESPN을 비롯한 언론이 이를 파악하고 계속해서 끈질기게 수사를 하자 미즈하라는 오타니 측 변호사의 주선으로 몇몇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거액 도박 빚을 인정하면서, 오타니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다만 처음과 이후 말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오타니가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대신 빚을 갚아줬다고 했다. 직접 컴퓨터에 로그인해 돈을 송금했다고 했고, 적요에는 '대출'이라고 적었다고 상세하게 증언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정정 보도를 요구하며 '오타니는 전혀 몰랐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거짓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미 언론들은 여기에 굉장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

▲ 미즈하라는 보이어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농구, 축구, 미식축구 등에 거액을 베팅했다. 계속 돈을 잃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돈을 베팅했다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연합뉴스



미즈하라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와 2차전을 앞두고 다저스로부터 전격 해고됐다. 오타니는 20일 기사가 나올 시점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오타니 측 변호인들은 주장하고 있다. 오타니 측 변호인들은 미즈하라가 무단으로 오타니 계좌에 손을 댔으며, 450만 달러라는 금액을 무단으로 절도했다며 고소 절차를 시작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의심을 품고 있다. 갑자기 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스포츠 매체나 지역 매체는 물론 CNN 등 전국 단위 언론까지 법조계 인사들을 불러놓고 왜 미즈하라의 말이 바뀌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법조계 인사들은 오타니가 설사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불법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준 것만으로도 죄가 성립된다고 보고 있다. 불법 도박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오타니가 완벽하게 법의 판단을 피해가려면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도박을 한 것조차 모르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미즈하라의 첫 인터뷰, 즉 오타니가 돈을 대신 갚아줬다는 것이 문제가 됐고 결국 인터뷰에서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음모론 조장에 앞장서고 있다. 한 두푼도 아니고, 거액의 돈이 오타니 모르게 이체됐고 그것도 오타니가 그것도 모른 채 한참의 시간이 지났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취지다.

현지 언론도 계속해서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고 있다. 일단 미즈하라와 처음으로 단독 인터뷰를 한 ESPN부터가 다소 비판적인 논조다. ESPN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칼럼에서 '이번 주 오타니 쇼헤이의 오랜 통역이자 친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LA 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는 뉴스로 스포츠계가 충격에 빠졌다'면서도 '하지만 미즈하라의 해고는 48시간 동안 지그재그로 이어진 최근 사건에서 반전에 불과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ESPN은 '우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최소 450만 달러의 돈을 빼내 도박 업자에 송금한 혐의로 연방 당국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의 실체를 찾고 있다'고 취재가 계속되고 있음을 밝혔다.

ESPN은 추가 보도를 통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 업체 대표에게 돈이 흘러간 건 지난해 9월과 10월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시즌이 끝날 때쯤이고,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 및 수술로 이미 시즌을 접었을 시기다. 다저스와 FA 협상을 하기 훨씬 전이다.

23일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오타니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서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조사단을 꾸려야 했다며 '늑장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부랴부랴 조사단을 발족하는 모양새가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금까지 전례를 봤을 때 일단 사법 당국의 판단을 기다린 뒤 그에 맞는 대처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꽤 강력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3일(한국시간) 성명문을 내고 '사무국은 미디어로부터 오타니와 미즈하라가 연루된 의혹을 알게 된 뒤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날 우리 조사부는 관련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 현시점에서 결론적으로 오타니가 출전 정지, 로스터 제외와 같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제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수 및 관계자들의 스포츠 베팅을 무조건적으로 금지하는 건 아니다. 일단 합법적인 업체를 통해서 해야 한다. 그리고 야구에 관련된 베팅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합법적인 업체를 통해서 했다고 해도 야구와 연관이 있으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른 팀과 관련된 베팅은 1년의 출전 정지, 자신의 소속팀과 관련된 베팅은 영구 제명이다. 피트 로즈 스캔들 이후 처벌 조항은 더 강력해졌다. 다만 그 외는 괜찮다. 이를 테면, 합법적인 업체에서 NBA 관련 베팅을 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이 때문에 현시점에서 결론적으로 오타니가 출전 정지, 로스터 제외와 같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제로다. 물론 사법 처리 향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 규정에 저촉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미즈하라는 수차례 오타니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매튜 보이어 또한 연방 수사 당국에 오타니는 만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는 게 ESPN이 확보한 내용이다. 즉, 오타니는 애당초 도박에 걸릴 것은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수사단을 꾸렸으나 현시점에서는 징계를 내릴 게 없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23일 이번 사건이 오타니에 미칠 영향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설사 오타니가 실제로 빚을 갚아줬다고 해도, 연방법에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규정을 직접적으로 위배하지 않으며 법리도 다퉈볼 만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로젠탈은 '오타니가 단순히 불법 도박 사이트 업자에게 미즈하라의 빚을 갚는 것이었다면 연방법 자체는 어겼을 수도 있지만 메이저리그 규칙 21조에 관해서는 더 회색지대에 있다'면서 메이저리그 규칙 21조로도 오타니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어 '이후 연방정부의 조사 결과 오타니가 직접 불법 도박을 했다고 해도 리그의 선례만 따르면 벌금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는 오타니가 일부 언론의 의심대로 실제 도박을 했다고 했을 때, 야구만 아니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로젠탈의 주장이다. 로젠탈은 전례도 있다고 했다. 로젠탈은 '2015년 리그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투수 자레드 코자트가 불법 스포츠 베팅을 했다고 판단한 뒤 공개되지 않은 금액의 벌금만 부과했다. 리그는 코자트가 야구에 베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는 벌금으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오타니가 직접 도박을 했고, 야구 종목에 걸었을 때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런 정황이 없다. 오타니 측 변호인의 주장대로 미즈하라가 오타니 몰래 돈을 빼냈다면 그것은 절도로 처리하면 되는 일이고,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돈을 대신 갚았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규정에는 처벌한 명시한 조항이 없다. 설사 오타니가 직접 도박을 했어도 야구만 아니면 벌금으로 끝난다.

▲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23일 이번 사건이 오타니에 미칠 영향을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오타니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 ESPN도 ‘현재로서는 MLB는 오타니를 경기에서 제외할 징계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선수 노조도 오타니를 도울 수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에 포함된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협조를 거부할 권리를 갖는다. 오타니는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사 중에는 수사 협조를 거부할 수 있다. 오타니가 이 조항을 발동할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사법 당국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장 오타니가 로스터에서 빠지거나 벌금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떨어진다.

ESPN도 '오타니가 불법 도박 업자와 직접 거래했다는 혐의가 없다. 미즈하라의 베팅이 야구 종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증거도 없다. 현재로서는 MLB는 오타니를 경기에서 제외할 징계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오타니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떨어지지만, 어쨌든 시끄러운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는 손해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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