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봄 기운 받은 KCC, 가~즈아! 챔프전
- 정규리그와 달리 슈퍼팀 위용
- 1위 DB상대 5위팀 반란 준비
프로농구(KBL) 부산 KCC이지스의 ‘봄 농구’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정규리그 4위 서울 SK와 치른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3전 전승, 그것도 전 경기를 큰 점수 차로 이겨 4강 PO 진출을 조기 확정지었다. ‘슈퍼팀’을 꾸리고도 정규리그 경기 때는 기대에 못 미쳤던 KCC가 봄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같은 연고지 구단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봄의 기운’을 가져간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봄에만 유독 잘해 ‘봄데’라는 오명을 얻은 롯데는 별명에 무색하게 올 시즌 초반 부진을 이어왔다.
KCC는 지난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PO 3차전에서 97-77로 대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5위(30승 24패)의 성적을 거둬 6강 PO에 진출한 KCC는 정규리그 4위 SK(31승 23패)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둬 4강 PO에 조기 진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KCC는 4강 PO 1차전 81-63, 2차전 99-72 승리에 이어 3차전까지 세 경기 모두 20점 차 안팎의 완승을 거둬 뒤늦게 슈퍼팀 위용을 뽐내고 있다. KCC는 일주일 정도의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정규리그 1위 원주 DB와 4강 PO 1차전을 치른다. 지금까지 정규리그 1위와 6강을 거친 팀의 4강 결과는 24승 2패로 1위 팀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나간 적은 한 번도 없을 정도라 KCC의 앞길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C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초호화 멤버로 엔트리를 꾸려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기존 전력인 허웅과 라건아가 여전히 건재하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우수선수(MVP) 출신 최준용이 자유계약선수(FA)로 KCC로 이적해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MVP 출신 송교창도 시즌 도중 군 복무를 끝내고 복귀해 공수에서 모두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날카로운 공격력을 가진 새 외국인 선수 알리제 드숀 존슨을 비롯해 이호현 이근휘 정창영도 있다.
롯데는 정규시즌 초반인 4월에만 바짝 잘하는 오래된 징크스가 있다. 지난해에도 15년 만의 9연승을 거두고 11년 만에 단독 1위에 올랐으나, 결국 7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쳐 2017년 이래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 12경기 4승 8패의 성적을 거둬 봄데마저 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전북 전주에서 부산으로 둥지를 옮긴 KCC가 새로운 연고지에서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사례를 만들어 부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