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초청선수 신화 쓰나'→시범경기 5할 맹타 박효준, 극적인 빅리그 로스터 진입 노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박효준이 시범경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효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이사의 호호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9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박효준은 20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튿날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다. 2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선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고, 그 흐름을 24일 경기까지 유지했다.
박효준의 시범경기 타율은 0.475에서 0.500으로 상승했다. 출루율은 0.476에서 0.500으로, 장타율은 0.650에서 0.690으로 올랐다. 올해 박효준의 시범경기 멀티히트 달성은 이번이 7번째다.
박효준은 첫 타석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팀이 3-2로 앞선 2회말 에인절스 우완투수 케니언 요반을 상대로 2구를 밀어쳐 2루타로 출루했다. 다만 후속타자 닉 앨런이 좌익수 직선타로 물러나며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박효준은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케이든 다나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쳤다. 그러면서 1루주자 에스테우리 루이즈를 3루로 보냈다. 후속타자 카일 맥캔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고, 박효준은 2루로 이동했다.
박효준은 다나의 폭투 때 3루로 향했다. 하지만 이어진 1사 2·3루에서 J.D. 데이비스의 3루수 땅볼 때 홈에서 아웃되면서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박효준은 5회초 수비를 앞두고 제이슨 로사리오와 교체됐다.
2021년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박효준은 그해 7월 뉴욕 양키스에서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됐고, 이듬해에는 데뷔 첫 개막전 로스터 승선이라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박효준은 경쟁에서 밀려났고 결국 2022년 11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22시즌 성적은 23경기 타율 0.216 2홈런 6타점.
방출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애틀랜타로 이적한 박효준은 방출대기 신분이었다가 마이너리그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엔 빅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서만 101경기를 소화했고, 11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귀넷 스트라이퍼스에서 방출됐다.
새 팀을 찾아야 했던 박효준에게 손을 내민 건 오클랜드였다. 오클랜드는 11월 말 박효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박효준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이상훈(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김성민(현 SSG 랜더스)가 마이너리그에서 뛴 적은 있지만, 오클랜드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누볐던 한국인 선수는 없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박효준이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이사의 호호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9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시범경기 타율을 0.475에서 0.500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시범경기 개막 이후 7번째 멀티히트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오클랜드는 2023시즌 50승112패(0.309)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에서 최저 승률을 기록했다. 저비용 고효율로 관심을 모은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구단 중 하나로, 그동안 대형 투자 없이 좋은 성적을 내왔던 팀이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시즌 동안 통산 승률 0.537을 마크하는가 하면, 2001년(102승)과 2002년(103승)에는 2년 연속 100승 고지를 밟았다. 2003년에는 지구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스몰마켓의 한계를 체감했고, 2021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
한편으로는 이번 이적이 박효준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박효준은 지난해 112패를 당한 오클랜드에서 재기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며 "일단 2024시즌은 트리플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캠프에 참가하게 된 박효준으로선 간절한 마음이 컸다. 캠프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시범경기 활약으로 빅리그에 입성하는 것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박효준이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이사의 호호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9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시범경기 타율을 0.475에서 0.500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시범경기 개막 이후 7번째 멀티히트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AP 연합뉴스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박효준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달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26일 LA 다저스전, 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한 박효준은 17일 콜로라도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순조롭게 준비 중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전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오클랜드가 26인 개막 로스터에 박효준을 포함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