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타이페이로 간 BASKETKOREA] 이정현의 승부처 본능, TSG를 따돌린 힘
이정현(187cm, G)의 승부처 본능은 나라를 따지지 않았다.
고양 소노는 지난 19일 대만 타이페이 Nangang Sports Center에서 2023~2024 대만 T1리그 5위 팀인 TSG 호크스(이하 TSG)와 연습 경기를 했다. 해당 경기는 4쿼터 12분으로 진행됐고, 소노는 무승부(87-87)로 TSG전을 마쳤다.
소노는 TSG와 만나기 하루 전 타이페이 마스와 연습 경기를 했다. 그때 윙에 있는 선수들은 베이스 라인에 자리 잡은 앨런 윌리엄스(203cm, C)나 DJ 번즈(204cm, C)에게 볼을 투입했다. 김승기 소노 감독이 ‘두 외국 선수의 1대1’을 점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노는 19일 오전에 간단히 몸을 풀었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빅맨의 핸드-오프 동작과 볼 핸들러의 볼 없는 움직임을 선수들에게 주입시켰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오전 훈련 중 “이번 연습 경기에서는 2대2를 집중 점검할 거다”며 이유를 밝혔다.
그런 이유로, 볼 핸들러와 두 외국 선수의 합이 중요했다. 2대2로 여러 옵션을 창출해야 하는 이정현(187cm, G)의 역할도 그랬다. 특히, 이정현은 지난 18일에야 연습 경기를 다시 했기에, 외국 선수의 성향과 2대2 감각을 익혀야 했다.
이정현은 이재도(180cm, G)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정현은 시작부터 위기와 마주했다. 대만 장신 스윙맨 혹은 외국 선수와 매치업돼서였다.
또, 이정현은 TSG의 경계 대상이었다. 2대2를 할 때, TSG 빅맨의 강한 협력수비 역시 견뎌야 했다. 그러나 이정현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파울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정현의 수비 부담이 컸다. 이정현만 그런 게 아니었다. 소노 전 포지션이 TSG보다 낮았다. 그런 이유로, 이정현의 공격력이 나오기 어려웠다. 소노 또한 5-7로 밀려다녔다.
소노는 타임 아웃 후 앨런 윌리엄스(203cm, C)에게 볼을 투입했다. 이정현은 윌리엄스의 반대편에 있었다. 정확히는 왼쪽 코너. 윌리엄스의 패스를 받은 후 3점으로 마무리. 8-7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정현은 볼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현이 움직여주는 것만으로도, 소노는 TSG 수비를 흔들 수 있었다. 이정현이 최소 2명의 시선을 끌었고, 이재도나 다른 선수들이 이를 잘 활용해서다. 끌려다녔던 소노도 22-21로 1쿼터를 마쳤다.
이정현은 2쿼터에 혼자 나섰다. 대신, DJ 번즈(204cm, C)와 합을 맞췄다. 번즈의 킥 아웃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그 다음에는 돌파 이후 더블 클러치 리버스 레이업. TSG와 차이를 만들었다. 소노는 2쿼터 한때 36-25로 앞섰다.
그러나 소노가 TSG에 36-30으로 쫓겼고, 이정현이 다시 한 번 나섰다.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눈앞에 있는 수비수를 벗겨낸 후, 도움수비수를 아이 페이크와 스텝으로 극복. 38-30을 만들었다.
급한 불을 끈 소노는 2쿼터 종료 5분 30초 전 42-30으로 다시 달아났다. 자기 몫을 다한 이정현은 2쿼터 종료 4분 51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경기 시작 후 처음으로 휴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노는 52-39로 3쿼터를 맞았다. 이정현은 마음 편히 코트로 돌아갈 수 있었다. 코트로 돌아간 이정현은 동료들의 지원을 받았다. 소노 또한 3쿼터 시작 4분 만에 66-45로 더 달아났다.
하지만 이정현을 포함한 소노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 볼 없는 움직임이 둔했다. 그러다 보니, 이정현의 옵션이 한정적이었다. 상대 협력수비를 극복해도, 점수를 따내기 어려웠다. 소노 또한 3쿼터를 70-63으로 마쳤다. 소노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이정현이 분위기를 바꿨다. TSG 패스를 정확하게 예측했고, TSG 볼을 완벽하게 가로챘다. 그 후 TSG 진영으로 유유히 접근. 단독 속공으로 TSG를 허탈하게 했다.
이정현은 다음 공격 또한 책임졌다. 약속된 움직임 속에서 스네이크 드리블(수비수 사이를 뚫고 가는 드리블)에 이은 돌파로 득점. 소노와 TSG의 간격을 또 한 번 두 자리(74-63)로 만들었다. 점수 차를 벌린 이정현은 4쿼터 시작 2분 44초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소노는 그 후에도 두 자리 점수 차 내외로 TSG전을 진행했다. 하지만 마지막 추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무승부로 대만 전지훈련 마지막 연습 경기를 승리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연습 경기를 찾아온 대만 팬들은 한국 농구를 조금 더 알게 됐다. ‘소노 6번 이정현’의 승부처 퍼포먼스가 바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