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대형 사고 칠 뻔 했다' 한국 데뷔전 KB 감독, 왜 멀쩡한 외인들 투입 안했을까 [통영 현장]
사진제공=KOVO[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느 선수가 들어가도 똑같은 경기력을 원한다."
졌지만 뭔가 이긴 듯한 기분. KB손해보험이 느끼지 않았을까.
KB손해보험은 21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 첫 날 경기에서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을 맞아 세트스코어 1대3으로 분패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외국인 주포 비예나, 아시아쿼터 스테이플즈를 투입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준영, 윤서진의 '미친' 활약으로 강팀 대한항공과 대접전을 펼쳤다. 거의 다잡았던 3세트를 이겼다면 경기가 어떻게 될 지 몰랐는데, 3세트 막판 요스바니의 강서브에 무릎을 꿇으며 세트를 내줬고 4세트 무너졌다.
비예나가 뛰었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된 경기.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다. 특히 블로킹과 수비가 매우 탄탄했다. 이날 블로킹에서 16-5로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그렇다면 왜 외국인 선수들이 뛰지 않았을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KB손해보험 감독이 된 미겔 리베라 감독은 강심장이었다. 자신의 한국 데뷔전에서 엄청난 실험을 했다.
리베라 감독은 "이번 컵대회는 우리 팀 많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무대"라고 말하며 "조별리그 3경기가 있는데, 3경기 다 같은 멤버로 출전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실험과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한국에 처음 올 때부터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할 거라 생각했다. 어느 선수가 들어가도 똑같은 경기력을 원한다. 그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오늘 대한항공을 상대로 원했던 플레이가 충분히 나왔다"고 설명했다.
비예나와 스테이플즈의 몸상태에 이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리베라 감독은 이날 인상적인 경기력에 대해 "패했다고 슬퍼하지 않고, 항상 감사하게 그리고 기분 좋게 생각하려 한다. 경기 초반 서브 범실을 많이 범했지만 조금씩 감각을 찾았고 서브가 안정되자 공격과 수비에서 더 나은 플레이가 나왔다. 특히 2세트는 우리가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3세트도 아까웠다. 승부처 요스바니 서브에 연속으로 당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배웠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가 3세트 세터를 유광우로 바꾸며 플레이를 다르게 가져갔다. 거기서 흐름이 바뀐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리베라 감독은 엄청났던 블로킹쇼에 대해 "전체적인 방향을 지시하기는 했지만, 우리 팀 선수들이 함께 해낸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