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현대건설 ‘현미즈’가 함께해 더욱 값졌던 통합우승 “같이 늙어가면서 운동하자!”

[카토커] 현대건설 ‘현미즈’가 함께해 더욱 값졌던 통합우승 “같이 늙어가면서 운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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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들어 올렸기에 챔피언 트로피가 더욱 빛났다.

현대건설은 도드람 2023-2024 V-리그에서 13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2015-16시즌 이후 8시즌 만의 우승과 더불어 2010-2011시즌 이후 13시즌 만의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어느덧 팀의 주축이 된 ‘현미즈’라고 불리는 김다인, 정지윤, 이다현이 처음으로 경험한 우승이다. 김다인은 이번 시즌 35경기 136세트에 출전해 세트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다현은 36경기 140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6위(세트당 0.571개), 속공 1위(성공률 54.37%)를 자랑했다.

비시즌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면서 오른 발목 인대 부상으로 시즌 초반, 재활에 매진했던 정지윤은 2라운드부터 선발 출전하면서 31경기 115세트에 출전해 254점, 공격 성공률 34.09%에 30.65%의 리시브 효율을 남겼다.

통합우승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더스파이크>와 용인에 자리한 현대건설 연습 체육관에서 만난 ‘현미즈’는 가장 먼저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다현은 “통합우승이 하기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고 기쁘다. 더 영광스럽다”라고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뒤이어 김다인은 “우승을 한 번도 못 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나 역시 7년이라는 시간 끝에 하게 됐다.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허무한 느낌이 든다. 다 끝나버리니깐 더 해야 할 것 같은 감정이 공존하고 있다”라고 전했으며, 정지윤은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우리끼리 장난스럽게 ‘우리가 은퇴할 때까지 못하더라도 크게 연연하지 말고 편하게 하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마음가짐을 편하게 먹고 임했는데, 생각보다 통합우승을 하게 되어 너무 뿌듯하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정상에 올라가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2021-22시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정규리그 1위로 마무리하게 됐고, 2022-23시즌에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한국도로공사에게 패하며 일찍 봄배구를 끝나게 됐다.

그러나 지금 지나고 보니 모두 뜻깊은 경험이었다. 이다현은 “작년에 한국도로공사랑 해보지도 못하고 떨어졌을 때 ‘이건 그냥 날아가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경험이 이번 챔프전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지윤 역시 “너무 허무하게 끝난 플레이오프가 비시즌 내내 생각났다. 후회가 많이 됐기에 다시는 똑같은 결과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덕분에 큰 경기에 다들 좋은 결과로 온 것 같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전에 이뤄진 미디어데이에선 그 누구도 현대건설을 우승 후보로 지목하지 않았고, 1라운드에 들어선 3승 3패로 이전 시즌보다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특히 김다인은 세터로 더 어려움을 겪었다. 김다인은 “대표팀을 다녀오면서 1라운드 당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너무 적었다. 이번 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도입하면서 코트 안에서 두 명이나 소통이 안되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혼자서 영어 공부도 엄청 열심히 하고 그랬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시즌도 어려움은 많았다. 흥국생명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1위 다툼을 펼쳤고, 현대건설은 최종전인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이기며 승점 1점 차로 정규리그 1위에 올라갔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흥국생명과는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역대 최초로 모두 5세트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선수들에게 더 여운이 컸던 건 정규리그 1위였다. 정지윤은 “정규리그 1위를 할 때가 더 뭉클했다. 작년처럼 우리가 정규리그를 놓쳐서 플레이오프에 갔는데 지게 되는 게 싫었다.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것 만큼 정규리그 1위 했을 때 더 좋았다. 챔피언결정전에 들어갔을 땐 정규리그 1위를 한 만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하면서 편안하게 임한 게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다현은 “정규리그 1위랑 챔프전 우승했을 때 느낌이 달랐다. 챔프전은 모든 경기를 5세트에 가면서 다리가 안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힘든 게 더 컸던 것 같다. 끝나고 집에 가서 경기를 돌려봤을 때 우승이라는 게 실감됐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부터 대표팀까지 항상 함께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시즌 정지윤이 데뷔 첫 자유계약신분(FA) 자격을 얻은 상황 속에 이다현과 김다인은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두 선수 모두 “같이 늙어가면서 평생 운동하자!”라며 설득했다.

길었던 시즌을 마무리하자마자 현미즈 모두 다시 바쁜 비시즌 일정을 보낸다.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대표팀 소집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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