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눈 감아, 맥주 들어간다" 야마모토 진실의 방으로… 화끈하게 신고식한 동료들, "최고 투수 중 하나"

[카토커] "눈 감아, 맥주 들어간다" 야마모토 진실의 방으로… 화끈하게 신고식한 동료들, "최고 …

맛돌이김선생 0 176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는 7일(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를 거뒀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세 번째 등판만에 따낸 첫 승이었다. 팀도 전날 경기 막판 불펜 난조로 패한 기분을 잊은 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8승3패)를 질주할 수 있었다.

야마모토는 경기 후 미국 및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통을 알고는 있었다"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일본에서 이미 3년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따낸 최고의 투수였다. 이미 프로 레벨에서 많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어쨌든 루키 신분이고, 이날 승리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승리였다. 축하 파티가 있을 것도, 다저스 동료들의 축하 파티가 꽤 거칠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야마모토의 생각보다 동료들의 환대는 더 거칠었다. 야마모토는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가자마자 동료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갔다. 동료들은 첫 승을 기념하기 위해 야마모토를 곧바로 세탁물을 수거하는 카트에 태워 샤워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맥주를 마음껏 부으며 세레머니를 했다. 야마모토도 싫지 않은 내색이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린 첫 승이 그만큼 기쁜 날이었다.

야마모토는 "(취재진) 인터뷰가 있었기 때문에 그 다음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면서 "어쩐지 소문은 듣고 있었다. 세탁하는 바구니에 태워졌고, 샤워룸에 갔다. 나머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을 감고 있어서 기억나지는 않는다. '눈을 감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야마모토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맥주 만은 아니었다"고 미소지었다.

야마모토의 첫 승은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이벤트였다.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야마모토는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 임해 결국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에 확신을 가졌다. 이미 정상급 기량에 아직 만 26세였다. 야마모토가 오랜 기간 팀을 위해 공헌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 결과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397억 원)의 계약서를 건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로 10년 이상 계약을 한 두 번째 선수이자, 종전 투수 최고액인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9년 3억2400만 달러)의 기록을 뛰어넘는 액수였다.

당연히 큰 스포트라이트가 몰릴 수밖에 없었고, 선수로서는 부담이 되는 여건이었다. 시범경기 부진에 이어 3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차전에서 1이닝 5실점이라는 최악의 피칭으로 조기 강판되자 이런 압박감은 더 커졌을 것이다. 한 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계약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에 경기 결과 하나 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야마모토도 사람인 이상 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날 야마모토는 최고 시속 96.9마일(약 156㎞), 평균 95.8마일(약 154.2㎞)의 포심패스트볼(34구)에 평균 78.5마일(약 126.3㎞) 수준의 커브(28구)를 주로 던졌다. 이어 주무기인 평균 90.6마일(약 145.8㎞) 수준의 스플리터(16구)를 서드피치로 활용했다.
▲ 경기 후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그 재능은 여전히 빛났다. 그는 포심을 사용하여 구위와 정확도를 모두 높였다. 그 명석한 커브는 스트라이크를 빼앗았고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찍부터 스플리터에 대한 느낌이 가장 좋지 않았던 그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의 레퍼토리는 빛났다'면서 야마모토의 투구를 칭찬했다.



하지만 서울시리즈에서의 충격적인 강판 직후 "내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야마모토는 서서히 자기 성적을 내고 있다. 본토에서의 첫 경기이자,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의 첫 경기였던 3월 31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이닝 동안 68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패스트볼의 커맨드가 돌아왔고, 여기에 메이저리그 관계자들과 '커브 장인' 클레이튼 커쇼의 극찬까지 받은 커브의 위력이 엄청났다.

기세를 탄 야마모토는 7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도 5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기어이 첫 승리를 거뒀다. 0-0으로 맞선 1회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를 억제한 것이 일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야마모토는 이를 가지고 있었다. 패스트볼이 커맨드는 계속 예리해졌고, 여기에 커브가 폭포수처럼 떨어지면서 만만치 않은 컵스 타자들을 괴롭혔다.

1회 무사 만루와 2회 위기를 잘 넘긴 야마모토는 3회부터 더 안정감을 찾아가더니 5회까지는 순항했다. 3회부터 5회까지 투구는 말 그대로 야마모토가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음을 증명하는 투구였다. 이날 야마모토는 최고 시속 96.9마일(약 156㎞), 평균 95.8마일(약 154.2㎞)의 포심패스트볼(34구)에 평균 78.5마일(약 126.3㎞) 수준의 커브(28구)를 주로 던졌다. 이어 주무기인 평균 90.6마일(약 145.8㎞) 수준의 스플리터(16구)를 서드피치로 활용했다.

커터와 슬라이더도 던질 수 있지만 이날은 이는 거의 배제한 채 세 가지 구종을 주로 던졌다. 지금 잘 먹히는 공들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었고 이는 성공했다. 포심-커브-스플리터의 세 가지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커맨드와 구종간 구속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경기 후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그 재능은 여전히 빛났다. 그는 포심을 사용하여 구위와 정확도를 모두 높였다. 그 명석한 커브는 스트라이크를 빼앗았고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찍부터 스플리터에 대한 느낌이 가장 좋지 않았던 그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의 레퍼토리는 빛났다'면서 야마모토의 투구를 칭찬했다.

야마모토는 경기 후 "(경기 초반에는 고전했지만) 서서히 감각이 좋아져 4회와 5회는 비교적 좋은 투구가 아니었나 싶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첫 두 이닝은 흠집이 있었기 때문에 신경을 쓰기는 했지만 그의 투구는 훌륭했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패스트볼을 다른 위치에 던져 효과적으로 사용했고, 커브가 오늘 투구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의 투구에 대해 "예술품이다. 최고의 걸작을 그리고 있다"고 극찬하고 나섰다.

경기 후 동료들과 코치들의 호평도 자자했다. 이날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맥스 먼시는 1회 위기 상황을 벗어난 야마모토에 대해 "그가 받은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 모두가 예상했던 것이다. 정말로, 정말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는 이미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줬다"고 야마모토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포수 오스틴 반스는 "이 무대에서 최고의 투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첫 두 이닝은 흠집이 있었기 때문에 신경을 쓰기는 했지만 그의 투구는 훌륭했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패스트볼을 다른 위치에 던져 효과적으로 사용했고, 커브가 오늘 투구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들러는 ‘야마모토의 커브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인 것처럼 보인다. 야마모토의 커브 낙차는 비슷한 구속과 릴리스포인트에서 커브를 던지는 투수와 비교해 7.7인치(약 19.5㎝) 더 낙차가 있다’면서 ‘야마모토는 커쇼와 같이 타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커브로 차례차례 삼진을 잡아낼 것’이라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7일 경기 후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등판인 파드리스전 이후, 야마모토는 빅리그에서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감이 있었다. 그것도 불과 한 경기 후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최고 계약을 하면 당연히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작년까지 3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투수 3관왕에 빛난 이유를 야마모토는 지난 두 경기에서 바로 보여줬다'고 야마모토가 이제는 정상 궤도에 올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아들러는 야마모토의 커브가 메이저리그 최상급이라고 평가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아들러는 '야마모토의 커브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인 것처럼 보인다. 야마모토의 커브 낙차는 비슷한 구속과 릴리스포인트에서 커브를 던지는 투수와 비교해 7.7인치(약 19.5㎝) 더 낙차가 있다'면서 '야마모토는 커쇼와 같이 타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커브로 차례차례 삼진을 잡아낼 것'이라고 앞으로도 위용을 떨칠 것이라 기대했다.

실제 올 시즌 야마모토의 커브 헛스윙 비율은 55.6%로 대단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고, 주무기로 기대를 모은 스플리터 또한 헛스윙 비율은 40%에 이르러 확실한 결정구 두 개를 갖추고 있다. 이제 관건은 포심이 얼마나 제구가 되고 상대 타자를 힘으로 누를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야마모토의 포심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300으로 높은 반면 헛스윙 비율은 9.5%로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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