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침묵은 이어진다...오세근의 부진 속 위기에 몰린 SK
위기에 빠졌다.
프로농구 SK가 탈락 위기에 몰렸다.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SK는 홈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 2차전을 모두 내줬다. 프로농구 역사상 1, 2차전을 모두 패배한 팀이 4강 PO에 오를 확률은 0%(23회 중 0회)다. SK는 실낱같은 희망을 살려야 한다.
PO에서도 오세근의 침묵이 길어진다. 2011년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GC(현 정관장)에 입단한 오세근은 정상급 기략을 유지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1~2012시즌 팀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까지 총 네 번의 우승을 안겼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도 세 차례나 수상해 양동근(현 현대모비스 코치)과 함께 최다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입단 이래 줄곧 한 팀에만 뛰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꿈꿨다.
그러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깜짝 이적을 선택했다. SK와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 7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SK는 오세근과 중앙대학교 시절 52연승을 합작했던 김선형이 있다. 둘의 만남은 시즌 시작 앞두고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규리그 동안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새 팀에 적응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오세근은 부상 없이 54경기를 모두 소화했지만 평균 22분 3초를 뛰면서 8.5득점 4.9리바운드에 그쳤다. 출전 시간과 평균 득점은 커리어 최하 기록이다.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그래도 PO에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은 있었다. 그동안 오세근은 큰 경기에 유독 강했다.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MVP를 들어 올렸다. 정규리그에 부진하더라도 PO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량은 충분했다.
PO에서도 영향력을 펼치지 못했다. PO 2경기에서 평균 19분 14초 4.0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매치업 상대와 상관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던 오세근이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약점이 크게 노출됐다. 장신 포워드인 최준용과 송교창(이상 KCC)은 오세근의 느린 발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SK의 강점은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인 자밀 워니와 오세근이 버티고 있는 골밑이다. 그러나 KCC의 기세에 밀려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홈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준 SK가 원정에서 반등하기 위해선 오세근의 부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