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KIA가 그토록 기다렸던 투 샷...1승 그 이상의 의미, 54일 만에 만들어낸 그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1승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9회말 KIA 정해영이 마운드에 오르자, 고척돔이 떠날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오랜만에 마무리 투수로 오른 정해영의 표정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공을 던질수록 그의 얼굴은 긴장감에서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키움 임병욱을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킨 뒤 김태군 포수와 악수하며 기뻐했다. KIA는 이 장면을 다시 보기 위해 54일을 기다렸다.
KIA는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했다. KIA 선발투수 네일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6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최연소 30-30 대기록에 도전했던 김도영은 기대했던 홈런을 때려내지 못해 기록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뤘지만, 3타수 1안타 1도루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의미가 있는 건 돌아온 클로저 정해영의 완벽한 마무리였다. 정해영은 지난 6월 말 한화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어깨를 부여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검진 결과 어깨 회전근 부상 진단을 받았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 전까지 31경기 2승 1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2.01이라는 특급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정해영의 공백은 KIA에 치명적이었다.
정해영이 빠진 KIA는 전상현이 뒷문을 맡았지만, 들쑥날쑥 경기력으로 불안했다.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마운드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조상우 트레이드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정해영의 부재는 컸고 팀 전력의 상당수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었다.
정해영이 누군가. 그는 데뷔 2년 차 2021시즌부터 KIA 마무리를 맡으며 4시즌 연속 20세이브 이상(2021시즌 34세이브, 2022시즌 32세이브, 2023시즌 23세이브, 2024시즌 8월 13일 현재 22세이브)을 기록하고 있는 KIA 부동의 마무리 투수다. 2021시즌에는 KBO 역대 최연소 30세이브(만 20세 1개월 27일)를 달성했고, 지난 4월에는 KBO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만 22세 8개월 1일) 기록을 24년 만에 갈아치운 선수다. 어린 나이지만 KIA의 핵심 자원이다.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IA가 건강한 정해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직구 최고 구속 145km로 아직 부상 전 구속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키움 중심 타선을 상대로 단 8개의 투구 수로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깔끔히 삼자범퇴로 막은 건 고무적이다.
KIA는 한국시리즈 직행을 목표로 하고 우승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이기는 야구를 하는 KIA는 건강한 정해영이 필요하다.
[54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한 KIA 정해영이 김태군 포수와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