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8월, 뒤바뀐 투타···‘오펜스’ 타이거즈의 마지막 구간은 ‘디펜스 타임’

[카토커] 8월, 뒤바뀐 투타···‘오펜스’ 타이거즈의 마지막 구간은 ‘디펜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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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에릭 라우어. 연합뉴스

KIA 네일과 포수 김태군. 연합뉴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그러나 올시즌 KIA 타선은 개막 이후 거의 기복 없는 페이스를 보였다. 지난 7월까지 팀타율 0.298에 팀 OPS 0.833으로 두 부문 모두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찍었다.

타선만 보자면 지금이 첫 고비다. 개막 이후 처음으로 우하향하는 사이클을 그리고 있다. KIA는 지난 14일 현재 8월 10경기에서 팀타율 0.252에 팀 OPS 0.669를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10개 구단 최하위라는 낯선 자리에 서 있다.

KIA가 개막 이후 지난 7월까지 식지 않는 화력을 유지했던 것은 1군 타자들의 고른 활약 덕분이었다. 누군가 주춤할 때도 다른 자리에서 자기 몫 이상으로 힘을 보태는 선수가 있었다.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가 정상궤도로 돌아온 데다 최형우, 김도영 등 주포들이 모두 건재하고 나성범까지 회복한 지난 7월에는 팀타율 0.313에 팀 OPS 0.894로 절정의 공격력을 보이기도 했다.

KIA 타선에 첫 위기가 왔다. 타선의 리더이던 베테랑 최형우가 지난 6일 광주 KT전 이후 내복사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다 주동력인 김도영이 개막 이후 가장 저조한 페이스를 보이면서 전체 타선에 연결 고리가 약해졌다. 지난 7월 타율 0.407에 OPS 1.288로 ‘외계인급’ 타력을 보이던 김도영은 8월 들어 타율 0.265에 OPS 0.890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치에는 모자람 없는 타격 지표지만 김도영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있는 터여서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다.

KIA로서는 위기를 기회로 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투수력와 수비력이 관건인 ‘디펜스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KIA는 올시즌 투수 부문에서 주력 선발 이탈 등으로 고비가 많았음에도 관련 지표 1위를 다툴 만큼 마운드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8월 들어서는 팀 평균자책이 3.18로 가볍게 기간 1위를 기록하는 등 업그레이드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이번 주중 키움과 고척 3연전 중 첫 2경기도 올시즌 KIA 야구를 고려하면 낯선 패턴이었다. KIA는 지난 13일 화요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 네일이 5이닝을 막은 뒤 곽도규-장현식-전상현-정해영에게 1이닝씩을 맡기며 2-0으로 승리했다. 14일 키움전에서는 선발 황동하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으면서 1-0 리드를 지켜갔지만 8회와 9회 1점씩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KIA로서는 가을야구까지 계산에 넣고 보자면 필요한 ‘필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어떤 강타자라도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KIA 타선 또한 조만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국시리즈 같은 가을야구에서는 매경기 투수력을 쏟아붓기 때문에 정규시즌 같은 타격전이 자주 나오기 힘들다. KIA로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으로 경기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과정을 다시 한번 거친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 외국인투수 에릭 라우어도 점차 자기 페이스에서 지키는 야구에 에너지를 보탤 것으로 보인다.

14일 고척 KIA - 키움전. 5회초 1사 최연소 30홈런-30도루에 홈런 하나만을 남겨 둔 KIA 김도영이 펜스에 맞는 3루타 후 더그아웃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고척 KIA - 키움전. 9회말 1사 1-1에서 키움 최주환이 끝내기 홈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안타까운 표정의 1루수는 이우성. 연합뉴스

특히 14일 경기는 1-0이던 8회 2사 후 1루수 이우성이 이주형의 강습 타구를 막지 못하며 동점을 내준 장면이 결정적이었다. 안타로 기록될 만큼 강한 타구였지만, 정면으로 날아온 것이어서 ‘호수비’가 나왔다면 경기의 엔딩까지 바꿀 수 있는 장면이었다.

KIA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위 그룹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타력이 회복될 때까지는 투수와 수비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펜스’ 타이거즈가 ‘디펜스’를 외치며 반등 타이밍을 보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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