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일부러 한 건 아닌데" 트레이드 이적생의 배트 던지기…고의는 아니지만, 사령탑도 한 마디 했다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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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 15:31
"일부러 던진건 아닌데, 던지지 말라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30일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는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는 군필 사이드암 우강훈을 내주는 대가로 LG 트윈스로부터 손호영을 영입했다.
롯데가 손호영을 영입한 이유는 확실했다. 올 시즌에 앞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민성이 개막시리즈였던 SSG 랜더스전에서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비롯해 '50억 유격수' 노진혁과 박승욱, 나승엽 등 기대를 모았던 내야수들의 타격감이 하나같이 바닥을 찍었기 때문. 특히 한동희가 6월 입대를 앞둔 것은 물론 시범경기 중 내복사근 파열을 당한 것이 매우 컸다.
롯데는 한동희의 입대가 확정된 지난해부터 내야 뎁스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를 모색하고 있었는데, 한동희가 부상을 당하자 트레이드 시기가 당겨졌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염경엽 감독에게 손호영의 트레이드를 문의했고, 우강훈이라는 유망주의 출혈을 감수하면서 손호영을 데려왔다. 롯데는 트레이드 발표 당시 "손호영은 내야 주전 경쟁이 가능하며 대수비, 대주자, 대타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손호영은 이적과 동시에 이튿날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손호영은 지난 2일 한화전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고, 4일 경기에서는 배트를 손에 놓는 타격을 통해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그런데 한화전에서 좋았던 기억 때문일까. 손호영이 배트를 던지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손호영은 전날(5일) 두산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총 네 차례 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손호영이 배트를 던지면서 타격에 임한 것은 무려 두 차례에 달했다. 특히 3-4로 근소하게 뒤진 8회말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 두산 최지강과 승부에서는 4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던진 방망이가 2루수 앞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물론 위협적인 행동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 사직구장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다행히 양 팀이 충돌하는 등의 불상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닝이 교대될 때 LG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양석환이 손호영에게 다가와 무언가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손호영의 배트 던지기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칫 상대 선수가 다칠 수 있는 등 위협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태형 감독도 손호영에게 한마디를 건넸다.
사령탑은 "컨택을 하기 위해서 배트를 던지게 된 것이다. 변화구에 타이밍이 빠르고, 멀리 흘러나가니 배트를 던진 것이다. 투수를 향해서 일부러 던진 것은 아니다. 삼진을 당하려고 일부러 던질 이유는 없지 않나"라며 "물론 일부러 방망이를 던진 것은 아니지만, 방망이를 던지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한 집념이지만, 이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에 사령탑도 방망이를 던지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했던 것이다.
일단 손호영은 6일 경기에도 변함 없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정훈(지명타자)-손호영(3루수)-노진혁(유격수)-정보근(포수)-최항(2루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