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4연속 통합우승’ 대한항공이 작성한 최초의 이야기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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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 04:17
대한항공이 V-리그 역사에 최초의 페이지를 작성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의 챔피언이 정해졌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13년 만에 통합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남자부에는 최초의 역사가 작성됐다. 대한항공이 V-리그 최초의 4연속 통합우승과 함께 창공을 날았다.
탄탄한 스쿼드 자랑한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최초의 길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길을 걷기 위해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비시즌 때 대표팀에 다녀온 정지석, 김민재가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재활에 매진하면서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이 빠진 상황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두터운 뎁스를 자랑했다. 정지석 자리에는 프로 3년 차를 맞이한 정한용이 들어가 공백을 잘 메꿔줬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고 비시즌에는 누구보다 바쁘게 대표팀을 다녀오면서 경험을 쌓았다.
정한용이 흔들릴 때는 이준, 아시아쿼터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까지 도와주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여러 선수들이 버텨주는 동안 정지석이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시즌 후반부터 본인의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다.
미들블로커에서는 김민재를 대신해 조재영이 본인의 몫을 충분하게 해줬다. 정규리그에는 속공 7위, 블로킹 9위에 이름을 올리며 김규민과 함께 중앙을 지켰다. 김민재가 5라운드 후반부터 주전으로 나서며 경기에 나서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코트에 들어갈 때마다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 5세트에는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섰다가 마지막 점수의 세트를 본인이 직접 만들면서 B속공 토스를 김민재에게 연결했다. 세터 출신으로 안정적인 연결을 보여주면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여전히 건재했던 한선수와 유광우
대한항공에게는 V-리그 최고 세터라고 평가 받는 두 명의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가 한솥밥을 먹고 있다. 한선수가 주전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1985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로, 예년과 다르게 지친 기색이 코트 위에서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든든한 소방수 유광우가 있었다. 한선수가 흔들릴 때마다 교체로 들어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위기에서 구해낸 경기가 많았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서는 1, 2차전에는 임동혁과 함께 더블스위치로 들어갔고 3차전에는 4세트부터 스타팅으로 뛰면서 경기를 조율했다.
덕분에 대한항공의 더블스위치 작전은 언제가 효과적이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우리 팀에는 두 명의 좋은 세터와 두 명의 좋은 아포짓이 있다. 최고의 강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승부수로 작용된 두 번의 외인 교체
대한항공은 3연속 통합우승을 함께 일군 링컨 윌리엄스와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시즌 도중 링컨의 허리 부상이 길어지면서 일시 대체선수로 파키스탄의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를 영입했다.
무라드의 활약도 준수했다. 4라운드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혼자서 52점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를 이끌었고, 대체 외국인 선수에서 정규직으로의 기회도 받았다. 그러나 정식 선수가 된 이후 활약은 기대에 못 미쳤다. 경기 도중 중요한 순간마다 본인에게 향하는 하이볼을 범실로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임동혁이 주전으로 나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대한항공은 또 한 번 외국인 교체를 결정하게 됐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시간이 남았던 대한항공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챔프전까지 일주일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라드와 동행을 마치고 러시아 국적의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막심 지갈로프를 영입했다. 올해 3월까지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경기 감각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V-리그에서 데뷔전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었던 막심은 혼자서 20점에 공격 성공률 44.44%를 자랑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왼손잡이로 보여줄 수 있는 공격 각도부터 강서브까지. 대한항공이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부임한 이후 보여준 시스템을 다시 엿볼 수 있었다.
막심은 3경기 11세트에 출전해 52점, 공격 성공률 48.57%를 남기며 데뷔와 동시에 V-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