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기분은 별로 안 좋다"…꿈꿨던 끝내기 상황인데, '영웅' 구본혁은 왜 만족하지 못했나

[카토커] "기분은 별로 안 좋다"…꿈꿨던 끝내기 상황인데, '영웅' 구본혁은 왜 만족하지 못했나

촐싹녀 0 202

 


확실히 타격에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끝내기 안타로 '영웅'이 됐지만, 구본혁(27·LG 트윈스)은 만족하지 않았다.

구본혁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10회초 대주자 최승민을 대신해 대수비로 교체 출전했다. 구본혁은 짧은 출전 기회에도 제 몫을 다해냈다. 7-7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11회말 1사 2,3루 구원 투수 이준호를 상대로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볼카운트 2-2에서 이준호의 투심 패스트볼을 쳐 우전 안타를 때려 8-7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이끈 영웅이 됐다. 팀은 이날 승리로 2연승은 물론, NC와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해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11회말 찬스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구본혁이 행운의 안타로 올 시즌 첫 연장승을 만들었다.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령탑의 폭풍 칭찬에도 정작 구본혁은 웃지 않았다. 생애 첫 끝내기 안타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는데도, 만족하지 못한 눈치였다.

취재진 앞에 선 구본혁은 "(끝내기 기회라는) 꿈에 그리는 장면이 나왔다. 예전에는 이런 기회에 절대 못 나가던 선수였는데, 나갈 수 있어 기뻤다. 다만, 좀 멋지게 치고 싶었는데 행운의 안타가 된 것 같아 기분은 별로 안 좋다. 멋지게 치고 싶었지만, 결과만 좋았다"라고 얘기했다. '행운의 안타에는 만족할 수 없다' 이전의 구본혁이라면 생각하지 못했던, 할 수 없었던 말이었다. 본인도 "옛날에는 행운의 안타만 나와도 좋아했는데, 지금은 타격에 자신감이 붙어 좋은 타구를 날리고 싶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먹힌 타구가 나왔는데, 결과가 좋았다. 처음 공이 떴을 때는 큰일 났다 했는데, 내가 요즘 멀리 쳐서 그런지 박건우 형이 많이 뒤쪽에 있으셨다. 그래서 '됐다'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동국대를 졸업한 구본혁은 지난 2019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부터 1군에 합류. 57경기를 출전하며 경험을 쌓은 구본혁은 2021시즌을 끝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예비역 1년 차가 된 올해 팀에 복귀해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표본은 적지만,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5(13타수 5안타)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1을 기록해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입대 전까지는 통산 30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43(238타수 34안타) 20타점에 그쳤지만, 상무에서 타격 능력을 끌어올리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염 감독도 구본혁을 주목하고 있다. 팀 내 내야 백업 1순위로 꼽을 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까지 모두 볼 수 있는 수비 능력과 주루 센스, 거기에 발전한 타격까지 쓰임새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구본혁은 "타격이 되니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팀 내 내야 백업 1순위)을 해주신 것 같다. 타격이 안 되면, 경기 수도 줄어들고 나갈 기회가 많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타격 연습을 더 많이 하고 있다"라며 "상무에 잘 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고, 이걸 연습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이전에는 상체로만 쳤다면, 지금은 하체도 같이 활용하다 보니 좋은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군생활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된 구본혁. 타격 발전은 물론, 자신감으로 무장해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구본혁은 "예전 같았으면, (이런 기회에서) 스퀴즈 번트를 했을 것 같다. 지금은 마음부터 다르다.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LG 내야진은 오스틴 딘(1루수)-신민재(2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으로 베스트 라인업이 확고한 상황. 그러나 이들로 144경기를 모두 치를 수 없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기에 염 감독은 항상 백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구본혁이 이날처럼 적은 기회에도 진가를 선보인다면, 팀은 한층 더 탄탄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구본혁의 2024시즌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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