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유강남·손성빈·정보근 ‘포수 왕국’ 철옹성 쌓는다

[카토커] 유강남·손성빈·정보근 ‘포수 왕국’ 철옹성 쌓는다

현대티비 0 304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가 ‘포수 왕국’의 기틀을 마련하면서 올해는 단단한 성벽을 지을 예정이다. 롯데는 2017시즌을 끝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안방마님’ 강민호 이후 무수히 많은 포수를 시험대에 올렸으나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이런 탓에 오래된 롯데 팬들에게 포수 왕국이라는 말은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새 꿈은 현실이 됐다. 주전은 롯데맨 2년 차 유강남이며, 정보근과 손성빈이 백업 포수를 맡을 예정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포수 유강남이 미국령 괌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포구 훈련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모습을 손성빈(가운데)과 강태율(오른쪽)이 지켜보고 있다.▮20홈런 노리는 유강남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80억 원(계약금 40억, 연봉 34억, 옵션 6억 원)의 거액에 사인한 유강남은 올해도 안방을 든든히 지킬 예정이다. FA 첫해 타격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터라 유강남은 이번 비시즌에는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며 더욱 혹독하게 보냈다. 유강남은 지난해 121경기 타율 0.261, 92안타 10홈런 55타점 OPS 0.726의 성적을 작성했다. 후반기에 장타력을 끌어올렸으나, 전반기 부진한 타격감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유강남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9㎏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캠프에서는 방망이를 예열함과 동시에 후배 포수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유강남은 “지난해 개인과 팀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해인 만큼 좋지 않았던 기억은 잊고 올해는 김태형 감독님과 함께 열심히 하겠다”면서 “새 시즌의 목표는 홈런 20개 이상을 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강남의 전매특허 기술은 단연 ‘프레이밍’이다. 프레이밍은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정교한 포구 동작을 통해 심판에게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받아내는 기술이다. 유강남의 이 기술은 KBO리그 포수 중에서도 ‘톱급’에 속한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일명 ‘로봇 심판’이 새롭게 도입될 예정이라 유강남이 ‘최대 피해자’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강남은 “우선 포수는 투수 공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로봇 심판을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메이저리그(MLB)급 강견 손성빈

수원 장안고를 졸업해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손성빈은 2023시즌 도중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하고 팀에 돌아왔다. 고교 시절부터 ‘이만수 포수상’을 받는 등 대형 포수 유망주로 주목받은 그는 지난해 강한 어깨를 이용한 상대 주자의 도루 저지로 야구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손성빈은 10번의 도루 저지를 시도했는데, 이 중 7번이나 막아 도루 저지율(70%)이 리그 1위다. 2위가 ‘국내 최고의 포수’ 꼽히는 양의지(37.8%·두산)인 점을 고려하면 그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가늠할 수 있다.

높은 도루 저지율의 비밀은 ‘강한 어깨’에 있다. 손성빈은 지난해 6월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루를 훔치려던 주자 문성주를 아웃시켰는데, 이때 송구 구속이 138.3㎞(KBO리그 평균 124㎞)에 달했다. 팝 타임은 1.82초였다. 이는 MLB 팝 타임 1위인 J.T. 리얼무토와 같은 수치다.

손성빈은 “솔직히 이렇게 주목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임팩트가 없지 않았나 생각도 했었다”며 “지난해 부족한 점을 많이 보여드리면서 느낀 게 많다 보니 오히려 야구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심정을 밝혔다.

▮3할대 포수로 거듭난 정보근

2018년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보근은 지난 시즌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화려하게 보냈다. 포수로서 수비력은 좋지만, 타격 능력은 ‘0’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던 그가 드디어 방망이에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정보근은 지난해 55경기 타율 0.333, 1홈런 13타점, OPS 0.902로 맹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최우수선수(MVP) 에릭 페디(전 NC)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리는 등 월간 타율만 0.439에 달했다. 5시즌 동안 줄곧 1할대 타율에 머무른 점을 고려하면 눈부신 성장인 셈이다.

정보근은 이러한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에도 유강남의 뒤를 이은 백업 포수로서 좋은 모습이 기대됐으나, 부상으로 인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정보근의 부상은 지난해 열린 마무리캠프 청백전에서 발생했다. 당시 포구를 하던 중 오른손에 공을 맞아 엄지손가락이 골절됐다. 결국 정보근은 한 달 뒤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을 거쳐 오는 4~5월 복귀가 예상됐다. 다행히 지난 18일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조기 복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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