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에서 성사된 V-클래식 매치' 삼성화재 vs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왼쪽)과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 (C)KOVO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는 'V-클래식 매치'로 명명된다. 두 팀은 프로배구 20년 역사에서 라이벌구도를 형성하며 우승을 주고 받은 전통의 강호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한항공이 리그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권토중래 또한 기대되는 상황이다. 성적 하향곡선을 그렸던 삼성화재는 확실한 반등을 시작했고, 현대캐피탈은 블랑 감독을 영입하며 명가재건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2024 통영-도드람컵에서도 두 팀의 플레이는 인상적이다.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 그로즈다노프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탄탄한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22일 우리카드전 3-2 승리를 시작으로 24일 상무에 3-1로 이기더니 26일에는 엔트리에 오른 모든 선수를 기용하면서 한국전력에 3-2로 승리했다. 쾌조의 3연승이다. 조 1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현대캐피탈은 21일 OK저축은행에 3-0 완승을 거둔 뒤, 23일 KB손해보험을 3-2로 누르며 준결승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25일에는 대한항공과 파이널세트 혈투 끝에 2-3으로 패했다.
오늘 경기에서 우선 눈이 가는 건 현대캐피탈 레오의 활약이다. 때로는 힘을 빼고, 때로는 강력한 스윙으로 득점하고 있다. 이 부분이 오늘도 코트에서 여전히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현대캐피탈은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신펑의 활약이 눈에 들어온다. 강서브는 물론이고, 공격력과 블로킹까지 팀의 전체적인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선수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허수봉이 버티고 있다. 윙스파이커로 팀의 근간이 되는 선수다. 중원에는 최민호와 차영석이 버티고 있지만 김진영과 정태준의 움직임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리베로는 오은렬과 박경민이 번갈아 담당한다.
현대캐피탈의 이번 시즌 성적을 좌우할 포지션은 세터다. 이현승 세터와 이준협 세터가 함께 시즌을 완성해야 한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다. 두 세터를 얼마나 리시브도 도와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공격수들 또한 결정력을 보여야 한다.
삼성화재는 소리 없이 단단한 팀이다. 이호건 세터가 먼저 나서 조율하는 가운데 캡틴인 노재욱 세터의 폼이 올라오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파즐리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고, 김정호는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서브와 리시브, 그리고 공격까지 물이 올랐다. 그로즈다노프가 이번 대회 빠진 상황에서 남은 한 자리를 누가 어떻게 채워줄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시몬의 활약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김우진, 이현진, 이윤수 등 신예들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할 대목이다.
중원에는 김준우가 축이고, 김재휘가 올 시즌 기대되는 상황. 손태훈과 양수현의 활약도 코트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조국기 리베로가 이번 대회를 책임져야 한다. 전날 경기는 이시몬이 리베로로 변신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오늘 조국기 혼자 감당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된다. 두 팀 모두 직전경기를 파이널세트 혈투로 마쳤다. 단, 삼성화재는 24시간 만에 다시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고, 현대캐피탈은 하루를 더 쉬었다는 게 차이점이다.
결승 진출을 향한 관문에서 만난 두 팀의 대결은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금요일 밤 오후 7시 통영체육관을 주목한다면 그득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