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韓 1부 팀이 시찰하고 간 日 2부 클럽... 풋살전용센터만 5개에 흑자 운영까지 '과연 그럴 만하네'

[카토커] 韓 1부 팀이 시찰하고 간 日 2부 클럽... 풋살전용센터만 5개에 흑자 운영까지 '과연 그럴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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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2리그(일본 2부리그) 클럽에 풋살전용구장이 다섯 개나 있다?

우리나라 축구 현실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목격할 수 있다.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를 연고로 하는 시미즈 S펄스(이하 시미즈)에서다.

시미즈는 J2리그에 속한 축구 클럽이다. 1991년 창단해 올해로 33주년을 맞는다. 아직 리그 우승은 없지만 슈퍼컵(2회)을 비롯해 J리그컵, 천황배, 아시안 컵위너스컵에서 각각 한 번씩 우승을 차지한 나름의 명문이다. 주빌로 이와타(이하 이와타)와 치르는 '시즈오카 더비'는 J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 중 하나다. 

 


시미즈가 이와타 이상 가는 자랑거리가 있다. 시미즈가 보유한 풋살 전용 시설인 '시미즈 드림 필드'다. 시미즈는 시즈오카시를 비롯한 시즈호카현 내 총 다섯 곳의 드림 필드를 갖추고 있다. 시즈오카시에 두 곳이, 현내 나머지 지역에 세 곳이 있다. 시미즈에서만 약 20년을 근무한 '시미즈 드림 필드 시즈오카'의 총괄 매니저는 "우리를 포함해 FC 도쿄, 요코하마 F. 마리노스가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우리 지점은 다섯 명이 근무한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어묵, 귤이 유명하고, 프라모델 글로벌 기업 타미야 소재지라는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시즈오카현은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축구 고장이다. 프로급 축구 클럽만 네 개가 있다. 가나가와현(6개: 가와사키 프론탈레, 쇼난 벨마레, 요코하마 F.마리노스, 요코하마 FC, YSCC 요코하마, SC 사가미하라) 다음으로 많다. 대표 클럽은 J1리그 소속의 이와타와 J2리그 소속의 시미즈다.

일본 축구를 상징하는 국가대표팀 스타플레이어도 몇몇 배출했다. 미우라 가즈요시와 오노 신지는 시즈오카 축구의 자랑이다. 시즈오카는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멤버이자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안정환(현 방송인 겸 해설위원)을 비롯해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조재진, '쌕쌕이' 최태욱, 최근의 황석호와 오세훈까지. 꽤 많은 한국 선수들이 시미즈에서 활약했다. 최근 '피지컬 100 시즌 2'에 나와 이슈가 된 '인민 루니' 정대세도 시미즈에서 제법 많은 골을 터트렸다. 드림 필드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은 기백이 남 다르다. 골을 향한 집념과 오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시미즈 드림 필드는 시즈오카의 풀뿌리 축구의 씨앗을 배양해 싹이 건강하게 자라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2011년 개장했으니 올해로 13년 정도 되는 셈인데, 초창기 멤버들이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었고, 게중 가끔은 프로나 프로에 준하는 선수들도 배출한다고. 드림 필드 관계자는 "우리 센터 소속의 초등부만 350명이 있다. 직장인 팀은 20개 가량 되는데, 직장 리그도 따로 있다. 본점과 지점을 포함해 다섯 개 드림 필드에서 거의 2,000명 정도의 초등부 선수들이 취미반에서 활약하고 있고, 중등부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시즈오카 인구의 10% 가량이 축구 관련 업종에 종사한다고 하니, 이 정도는 되어야 감히 '축구 도시'나 '축구 수도' 같은 애칭을 붙일 수 있는 게 아닐까. 

대한민국에서도 시미즈 드림 필드를 시찰해 갔단다.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관계자가 실사를 왔었다고 한다. 시미즈는 자신들을 롤 모델로 삼은 인천에 아낌없이 자료를 베풀었다. 최근에는 경상북도 영덕군이 드림 필드를 견학했다. 실사 온 구단 및 기관들이 다들 좋아했다는 후문. 

최근에는 영덕군청 체육과를 비롯해 영덕군축구협회, 영덕군체육회 관계자 7명이 드림 필드를 둘러봤다. 영덕군시설체육사업소의 김광윤 주무관은 "돔 형태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드림 필드는 실용적으로 가성비 좋게 잘 해놨다. 우리 군에 적용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라고 느낀점을 밝혔다.


2024년 기준 약 13년 전 비용이기는 해도 드림 필드의 지붕은 한화로 2,000만 원밖에 되지 않아 꽤나 합리적으로 여겨졌다. 커튼 월도 상단에 줄을 달고 좌우에서 개폐하는 방식이라 실용적으로 보였다. 추운 겨울에는 커튼을 닫아 선수들을 추위나 악천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비용은 돔 구장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면서 본질에는 충실했다. 하이브리드 터프로, 천연 잔디에 가장 근접한 퀄리티의 인조 잔디다. 

더 대단한 점은, 축구 시설로 흑자를 내기란 아무리 프로 팀이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시미즈는 지난해 '흑자'를 냈다는 거다. 풋살 시설 운영 부문에서 말이다. 다만 다른 기업들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시미즈의 경우에는 '지역의 풀뿌리 축구를 키워낸다'는 사명을 다 해내면서도, 흑자까지 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드림 필드 관계자는 "수익이라... 대단히 힘들지만 중요한 일이다. 상부에서도 수익을 내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수익을 창출하고는 있다"라고 말했다. 

오전 9~10시의 이른 시간임에도 드림 필드는 축구로 꿈을 그리는 아이들의 열정으로 가득 찼다. 아이들의 학부모도 일부 자리해 자녀들에게 애정 어린 응원을 보내며 어린 열정을 보듬었다. 백발이 듬성한 축구 원로들은, 우리나라였으면 진즉에 현역에서 물러났겠지만, 저마다 행정과 유소년 교육 쪽에 몸 담으며 지역 축구계에 지식과 지혜를 전수하고 있었다. 드림 필드 관계자는 "일본에는 평생 경영이라는 말이 있다. 종신 고용이라기보단, 형태야 어찌 되었든, 축구로 현역을 보낸 분들은 축구 관련 일에 종사하면서 축구로 사회에 환원을 하신다"라고 설명했다.

 


시미즈와 시즈오카는 이처럼 지역 연고의 구단을 코어로 삼아 시설, 인프라, 인적 자원 등 다양한 축구 리소스를 결합, 지역 축구의 고귀한 원료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었다. 비단 시미즈뿐만 아니라, 시즈오카현의 나머지 구단들도 비슷한 유의 노력들을 하고 있다. 시미즈는 시즈오카시 반경 30km 정도의 지역 풀뿌리 축구를 커버하고, 같은 현이어도 나머지 지역은 나머지 클럽들이 유사한 롤을 분장하는 식이다. 참 효율적인 업무 분장이 아닐 수 없는데, 그 목표와 방향성이 하나라서 시너지는 더욱 크지 않을까 싶었다.

시미즈 구단은 창단 이후 21년간 1부리그에 있다가, 2014년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그렇지만 강등 첫해 바로 승격에 성공했고, 이후 다섯 시즌을 J1리그에서 보냈다. 

그런데 또 강등의 칼날이 가슴을 후벼 팠다. 2022시즌 J1리그 17위로 강등되고, 지난 시즌 J2리그에서 2부리그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시즌 종료 후 순위는 4위. 시미즈는 이번 시즌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1부리그에서도 워낙 유서가 깊은 팀인지라, 5개 년 승격 목표 따위는 세우고 있지도 않다. 구단 관계자는 "바로 올라 가야죠"라며 시미즈의 빠른 회복을 확신했다. 지역의 풀뿌리 축구를 키우기 위한 시미즈의 노력들을 직접 살펴 보니, 그들의 공언이 결코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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