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사과였나, 무료 보다 못한 티빙의 야구 중계 논란…‘꼴떼’, ‘칩성’ 비하까지 어쩌나

허울 뿐인 사과였나, 무료 보다 못한 티빙의 야구 중계 논란…‘꼴떼’, ‘칩성’ 비하까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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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최주희 대표 / 티빙 제공

[OSEN=한용섭 기자] 빅리거 류현진(한화)의 복귀, ‘팬 퍼스트’를 위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과 피치클락(시범운영)의 도입으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진 2024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최대 이슈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바일 인터넷에서 KBO리그 독점 중계권을 지닌 티빙의 저질 중계 서비스다. 

KBO는 지난 4일 CJ ENM과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을 3년간 총 1350억 원계약을 체결했다. 티빙은 역대 최고 수준인 연평균 450억 원을 베팅했다. OTT업체인 티빙은 그동안 모바일 인터넷에서 무료로 시청했던 KBO리그를 '유료 중계’에 나섰다.

KBO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초까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을 실시했고, 1월 5일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이사진(각 구단 마케팅 책임자) 등이 참여한 평가회의에서 종합평가 최고점을 획득한 CJ ENM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약 40일간의 우선협상을 거쳐 지난 2월 16일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그리고 3월초 3년간 1350억원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발표했다. 티빙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팬덤이 두터운 프로야구 컨텐츠를 확보해 OTT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시작된 시범경기 중계에서 각종 실수로 야구팬의 비난을 받고 있다. 야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의심하는 수준이었다. 

하이라이트 자막에 '세이프(SAFE)' 상황에 '세이브(SAVE)' 자막을 달거나, '24번 타자' 라고 선수를 소개하며, 선수 등번호와 타순을 구분하지 못했다. 희생플라이를 희생플레이, 3루를 찍고 홈런 등 야구 용어를 제대로 모르는 황당한 실수도 있었다. 3월 10일 삼성-한화 시범경기는 경기 초반 소리가 송출되지 않은 큰 사고도 쳤다. "돈 내고 보는 데 무료 보다 못하다"는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티빙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다시보기 영상의 목록은 드라마처럼 1화, 2화로 표시해 놓고 있다. 상세정보로 들어가면 날짜와 팀 정보를 볼 수 있지만, 한 눈에 보기 어렵고 검색도 불편하다. 시범경기 첫 날에는 하이라이트 영상이 올라오기까지 4~5시간이 걸렸다. 전체 경기 다시보기 영상은 다음 날이 되어서야 업로드 될 정도로 서비스가 느렸다. 

지난해까지 야구팬들은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하이라이트는 경기가 끝나고 금방 볼 수 있었다. 다시보기 영상도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업로드 됐다. 모든 영상이 무료였다.

티빙 전택수 CPO, 최주희 대표, 이현진 CSO (사진 왼쪽부터) / 티빙 제공

티빙은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의 탤런트스튜디오에서 KBO리그 중계에 대해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었다. 티빙 최주희 대표, 전택수 CPO, 이현진 CSO 등이 참석했다.

1350억원을 투자, 앞으로 다양한 KBO리그 컨텐츠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하는 설명회 자리는 최주희 대표가 인사말을 통해 사과부터 시작했다.

최주희 대표는 "주말 사이에 10년은 늙은 것 같다.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범경기 시작되고 나서 우려 섞인 목소리, 지적사항 잘 알고 있다. 티빙 직원이 불철주야 야구 팬들의 목소리, 커뮤니티의 얘기들을 보고, 기사도 모니터링했다. 시범경기 중계 서비스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공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많은 이슈들에 대해 저희 팀의 실시간 대응을 통해 바로 해결 가능한 부분은 조치를 취해서 마무리했고 아직 남아있는 이슈들도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는 상황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3월 11일 LG-삼성의 시범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의 해시 태그가 12일 각종 커뮤니티에서 논란거리가 됐다. 

해시 태그 중에 '꼴데(꼴찌+롯데)', ‘칩성(칩+삼성)' 팀을 멸시하고 비하하는 단어를 첨부시킨 것이다. 심지어 롯데는 상관없는 LG-삼성 경기 영상이었다. 게다가 야구가 아닌 축구선수인 ‘손흥민’ 태그도 넣었다. 

설명회 자리에서 Q&A를 통해 티빙의 준비 부족, 부실한 서비스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티빙측에 따르면, KBO 중계를 위해 약 50~60명의 개발자가 포함돼 있는 테스크포스(TF)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적지 않은 인원이 있는데도, 황당한 실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상 자막의 황당한 실수에 대해 최주희 대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20년 전에 야구 입문할 때 볼넷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큰 과오를 저지른 것 아닌가 통감하고 있다. 여러 실수에 대해 너무 정말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 개선을 빨리 해야 된다고 느끼고 있고, 개선 중이다”고 말했다. 

티빙 전택수 CPO / 티빙 제공

전택수 CPO는 설명회 자리에서 티빙이 자랑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타임머신 기능, 득점 장면 모아보기, 멀티뷰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지난해 서비스를 한 포털사이트에서 모두 제공했던 서비스다. 

티빙의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와 차별이 크지 않다는 지적에 전택수 CPO는 "키워드로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티빙에서는 경험적으로 구분되는 서비스가 제공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티빙은 시범경기에는 득점장면 모아보기, 멀티뷰(분할 화면으로 3~4경기 동시 시청)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전택수 CPO는 “득점장면 모아보기는 정규 시즌에, 멀티뷰는 오는 6월에서야 제공할 계획이다”고 했다. 멀티뷰 기능은 아직 개발 중이라고 했다. 

정규 시즌 개막이 열흘 남았는데, 지금까지 각종 논란을 잠재우고 야구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지 의문이다. 

티빙 이현진 CSO / 티빙 제공

/orange@osen.co.kr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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