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신진서의 풍운
존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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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 17:24
장면 ⑩=▲로 큰 곳을 차지하자 바둑이 미세하다. 바둑이 이렇게 끝내기로 가는구나 싶었다. 한데 이 장면에서 경천동지의 한 수가 등장했으니 바로 백1이다. 이 수를 ‘결사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왜 조금이라도 유리한 백이 이처럼 위험천만한 풍운을 일으킬까. 그게 바로 신진서의 기풍일까. 잡힌다면 어마어마한 손해다. A의 비마 끝내기가 사라진 것만 해도 측량 불가다. 하지만 이제 계산은 의미가 없다. 백3과 5에 이르러 이 백의 생사가 곧 승부가 됐다.
◆AI의 선택=AI는 백의 승부수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대신 백1, 3, 5, 7로 이어지는 끝내기의 방향을 보여준다. 장차 A로 깎고 B로 좁히는 끝내기 수순을 상상할 수 있다. 이렇게 잘 밟아나가면 백은 2집 우세하다. 하지만 신진서에게는 이 길이 더 고달픈 길로 느껴졌다.
◆실전 진행=신진서는 자기 길을 간다. 깜깜한 광야에서 불빛을 찾아 나선다. 백1로 밀고 3, 5로 젖힌 뒤 뻗자 쉬하오훙도 갑자기 만만치 않은 기운을 느낀다. 살려줄 것이냐, 아니면 타협할 것이냐. 흑은 이 판 최대의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