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류현진 후배인데, 제2의 김광현은 조금 그렇지..."리틀 몬스터로 불러주세요"

[카토커] 류현진 후배인데, 제2의 김광현은 조금 그렇지..."리틀 몬스터로 불러주세요"

발광머리앤 0 196

 


 "리틀 몬스터 좋습니다. 하하."

분위기가 좋으면 안풀릴 일도 풀리는 법이다. 한화 이글스가 그렇다. 팀의 미래를 짊어진 신인 투수가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으니 말이다.

한화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꼴찌의 아픔이자 위안거리. 그렇게 초고교급 좌완이라는 황준서를 품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프로의 벽은 높다. 개막 엔트리,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했다. 아직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투수 전문가 최원호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토종 에이스' 김민우가 갑작스럽게 담 증세를 호소했고, 31일 KT 위즈전에 나설 투수가 필요했다. 최 감독은 황준서를 찾았다. 그리고 19세 어린 투수는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5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황준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황준서는 KT전 5이닝 1실점 쾌투로 팀의 7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문상철에게 맞은 솔로포가 옥에 티였는데, 그것보다 두 이닝 연속 큰 위기에서 베테랑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선배들도 황준서를 도왔다. 2회 대거 7점을 내주며 어깨를 가볍게 해줬고, 3회 4점을 보태 '편안하게 던져'라는 메시지를 줬다. 그렇게 KBO 역대 10번째 고졸신인 투수의 데뷔전 선발승이 나왔다.

황준서는 "부담이 많이 됐다. (문)동주형, (김)서현이형에게 데뷔전 어땠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동주형이 '난 ⅔이닝 던지고 내려왔어. 넌 1이닝만 채워도 나보다 잘하는거야' 이렇게 말해줬다. 그러니 긴장이 풀렸다.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2회 2사 1, 2루에서 장성우를 뜬볼로 처리하며 주먹을 쥐어보이는 한화 황준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황준서는 1회초 첫 타자 배정대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했고, 이게 호투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첫 타자에게 모두 쏟았다. 그게 삼진으로 연결돼 좋은 시작의 발판이 됐다"고 인정했다.

황준서는 신인답지 않은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해 "최대한 즐기자고 주문을 걸었다. 포수 최재훈 선배님 사인대로 던졌지만, 필요할 때는 내가 가장 자신있는 공을 던지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황준서가 투구를 마치고 내려오자 최 감독은 말 없이 손을 꼭 잡아줬다고 한다. 만족의 표시. 그렇게 황준서는 '대선배' 류현진에 이어 한화 프랜차이즈 역사상 2번째 고졸신인 데뷔 선발승 기록을 만들게 됐다.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 경기. 투구하는 한화 선발 황준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31/그런데 황준서는 데뷔 전 '제2의 김광현' 닉네임을 얻었다. 김광현 신인 시절처럼 체격이 호리호리하고, 투구폼도 역동적이어서다. 그런데 류현진의 팀 후배가 됐다. 류현진과 같은 팀인데 김광현 닉네임은 어색하다. 황준서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류현진 선배님을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런데 스타일이 '제2의 류현진'은 안어울린다. 그래서 "리틀 몬스터"는 어떻냐는 얘기가 나오자 황준서는 단번에 "좋다"고 흔쾌히 답했다. 류현진은 황준서가 첫 삼진을 잡자, 그 공을 더그아웃에서 건네받아 직접 기념 메시지를 적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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