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동국부터 싸이까지... '현대가 더비' 현장은 이랬다

[카토커] 이동국부터 싸이까지... '현대가 더비' 현장은 이랬다

촐싹녀 0 166

 

치열했던 시즌 첫 전북-울산 맞대결, 시끌벅적 했던 전주성

기대를 모았던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2024 시즌 첫 '현대가 더비'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들은 가득했던 현장이었다.

 

지난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던 '하나은행 K리그 1 2024' 4라운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의 경기에서 두 팀은 치열한 접전 속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초반 울산은 이동경과 김지현이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앞서 나갔으나, 전북 역시 이동준과 문선민이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졌던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경기 당일 아침부터 쏟아지던 빗줄기는 경기 시작 전 잦아들며 축제의 장을 열어줬으며 2만 5782명이라는 대규모 관중이 전주성을 방문했다.

 

'전설' 이동국과 '월드 스타' 싸이의 전주성 방문
 

경기 시작 3시간 전, 전주성의 모든 문이 개방되고 입장을 기다렸던 팬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서막을 알렸다. 울산에서 전주까지 멀리 원정을 떠나온 팬들은 빠르게 응원전을 준비했으며 전북 팬들 역시 응원전 준비와 함께 구단에서 마련한 행사에 참여하며 축제의 장을 즐겼다.

 

그 무렵 전북 '레전드' 이동국(은퇴)이 경기장에 찾았다. 지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며 공식전 453경기에 나와 210골 62도움, 리그 우승 8회,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코리아컵 우승 1회를 기록하며 전북의 전성기 시절 공격의 핵을 담당했던 이동국의 방문은 전주성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구단에서 마련한 사인회를 시작으로 경기 시작 1시간 전, 녹색 잔디가 올라온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동국은 팬들과 호흡하며 오랜만에 전주성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반가웠던 손님 등장 이후, 전반 종료 직후에는 전북과 울산 팬들 모두가 반기는 손님이 깜짝 등장하며 환호를 이끌었다. 바로 '월드 스타' 가수 싸이(박재상)였다. 전북은 지난해부터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할 경우, 싸이 '예술이야' 노래를 경기장에 울려퍼지게 만들었고 이에 싸이 역시 전주성 방문으로 화답한 것.
 


 

전주성에 퍼지는 '예술이야' 영상은 SNS로 알려졌고 싸이도 전북 경기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표하면서 성사된 방문이었다. 전반 종료 직후 이동준의 추격 골로 화끈하게 달아올랐던 전주성은 싸이의 노래에 급속도로 가열되기 시작했고 울산 팬들 역시 즐기는 모습까지 포착되며 잠시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극적 귀환' 손준호를 잊지 않았던 전주성

 

뜨겁고 화끈했던 이야기 뒤로 전북 팬들은 끝까지 잊지 않았던 귀한 손님의 귀환을 반기며 훈훈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바로 손준호의 귀환을 반기는 걸개와 세레머니를 준비한 것이었다. 중국 산둥 타이산 소속으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던 미드필더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아오다 최근에야 석방돼 귀국했다.


 

손준호는 지난 2018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전북 소속으로 활약하며 리그 우승 3회, 코리아컵 우승 1회를 견인했고 2020시즌에는 K리그 MVP 수상까지 기록하며 전북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전북 소속으로 환상적인 활약을 남긴 손준호의 극적 귀환 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전북 팬들은 전반 28분 걸개와 함께 "손준호"의 이름을 연호했다. '준호! Welcome Back HOME!' '무사 귀환 고마워' '준호에게 따뜻한 봄을' 'The Son Will Rise Again(손준호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손꼽아 기다린 준호' 등의 걸개를 걸어 올렸다.

 

이에 울산 팬들도 박수를 건네며 손준호의 무사 귀환을 축하했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넘어서 모처럼 훈훈한 분위기가 펼쳐졌던 전주성이었다.

 

울산→전북, 오늘도 뜨거웠던 '김태환'의 친정 맞이

 

현대가 더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을 꼽자면, 2024시즌을 앞두고 울산에서 전북으로 적을 옮긴 김태환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5시즌부터 울산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던 김태환은 군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2023시즌까지 8시즌 간 맹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차지했다.

 

울산에서 리그 우승 2회, ACL 우승 1회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울산 레전드 반열에 올라섰던 김태환이었으나 2024시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숙적' 전북으로 이적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믿었던 선수의 이적으로 큰 아쉬움과 실망감을 떠안았던 울산 팬들은 전주성에 김태환의 이름이 울려 퍼지자 '야유'를 퍼부으며 응수했다. 공교롭게도 K리그 400경기 출장 기념 시상식이 이번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에서 펼쳐지며 흥미로운 그림이 나오기도 했다.


 

울산 팬들은 경기 중 김태환이 공을 잡기 시작하면 야유로 응수했고 전북 팬들은 김태환의 이름을 크게 연호했다. 이에 더해 후반 42분 더욱 흥미로운 그림이 펼쳐졌다. 울산의 공격 상황에서 김태환은 불편함을 호소하며 교체를 원했고 경기장에 주저앉는 상황이 나왔다. 결국 울산은 공격 상황에서 공을 밖으로 차내며 김태환의 교체를 지켜봤고 울산 팬들은 더욱더 거세진 야유를 보냈다.

 

교체되어 나가는 김태환은 전북 팬들을 향해 큰 손짓을 걷어 올리며 함성과 응원을 요구했고 팬들은 이에 응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2024시즌 K리그 첫 현대가 더비는 아쉽게도 2-2로 종료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승부의 세계 이외에도 흥미로운 장면들이 다수 연출되며 한 층 재미를 더해줬다. 반가웠던 손님부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손님 그리고 너무나도 반갑고 그리웠던 선수, 이제는 입장이 뒤바뀐 선수의 이야기까지 담겼던 시즌 첫 현대가 더비는 K리그 명품 매치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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