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광주전의 아픔, 광주전서 씻었다···정재희, 복귀전 짜릿 복귀골로 포항에 1-0 신승 선물
포항 정재희가 1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3라운드 광주와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광주FC가 0-0으로 맞선 후반 45분. 검붉은 유니폼을 입은 포항 정재희는 후방에서 길게 날아온 공을 감각적으로 밀어 넣은 뒤 포효했다. 길고 긴 재활의 늪에서 벗어난 정재희의 화려한 복귀전 복귀골이었다.
포항은 1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3라운드 광주와 홈경기에서 정재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안방 2연승(1패)의 신바람을 내면서 3위로 올라섰다. 그 상대가 지난해 맞대결(1승2무1패)에서 팽팽히 맞섰던 광주(2승1패)라 더욱 뜻깊었다.
K리그의 떠오르는 전술가 박태하 포항 감독과 이정효 광주 감독의 맞대결로 주목받은 이날 경기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치열한 압박과 탈압박으로 공간을 다퉜으나 슈팅조차 양 팀을 합쳐 12개에 그칠 정도로 득점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 찬스도 골키퍼들의 선방쇼에 가로 막히고 말았다.
승패를 가른 것은 교체 카드였다. 포항이 후반 28분 장신 골잡이 이호재와 측면 공격수 정재희를 한꺼번에 투입한 것이 광주의 단단한 수비를 무너뜨리는 실마리가 됐다.
전광판이 멈춘 후반전 추가 시간 골키퍼 황인재의 골킥이 이호재의 머리를 거쳐 광주의 페널티 지역에 떨어졌다. 그리고 정재희가 이 공을 잡아챈 뒤 오른발로 골문이 꽂았다. 주심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정재희의 득점이 인정되면서 사실상 포항의 승리가 결정됐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22세(U-22) 카드를 포기하면서 투입한 선수들이 제 몫을 했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며 “전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교체 투입한 선수들이 극장골을 만들어냈으니 더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정재희의 결승골은 광주와의 악연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4월 광주를 상대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친 뒤 오랜기간 재활과 복귀를 반복하는 아픔을 겪었다. 2023년 출전 기록은 단 7경기. 그해 10월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가 부상이 재발하는 바람에 이날 간신히 복귀전을 치렀다.
정재희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돌아오면 다치는 일이 3번 반복돼 남들은 6주면 회복하는 부상이 오래 갔다”면서 “오늘 골로 아픔을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는 다치지 않고 꾸준히 뛰고 싶은 마음이 전부”라고 다짐했다.
한편 전북 현대(1무2패)는 승격팀 김천 상무에 0-1로 졌다. 김천 김현욱이 전반 24분 아크 왼쪽에서 때린 왼발 중거리슛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전북은 최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부진과 맞물려 올해 공식전 6경기 무승(4무2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반대로 김천은 2승(1패)을 따내면서 승격팀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순항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