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쇼트트랙 新에이스 김길리, 세계선수권 1500m 금메달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20·성남시청)가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따냈다.
김길리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21초19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길리는 생애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김길리는 4바퀴를 남기고 해너 데스머트(벨기에),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미국)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3위로 처졌다. 마지막 바퀴에서 기회를 엿보던 김길리는 데스머트와 산토스-그리스월드가 경합을 벌이는 사이 인코스를 파고들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데스머트가 실격되면서 산토스-그리스월드(2분21초413)이 은메달, 코린 스토다드(미국·2분22초244)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함께 결승에 나선 심석희(27·서울시청)은 4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길리는 올 시즌 휴식을 취한 최민정(성남시청)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3개를 쓸어 담으며 여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크리스탈 글로브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세계선수권 첫 종목에서부터 우승하며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길리는 "진짜 너무 기쁘고 좋다.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이어서 월드컵과는 또 다른 기분인 것 같다. 골인 순간 '드디어 해냈다. 1등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500m 세계랭킹 1위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한 김길리는 "1등으로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역전 상황에 대해 "3위여도 골인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뒤에서 기회를 엿봤다. 데스머트가 들어갈 때부터 안을 찌르려고 코스를 바꿔서 그 기회를 엿봤다. 앞 선수도 1등 하려고 레이스를 하다 보니까 치고 박고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아서 아마 예상을 못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길리는 이날 가족의 응원을 받고 힘을 냈다. 그는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보러 왔다. 축하한다고 자랑스럽다고 메시지가 왔다. 먼 길까지 와서 너무 고맙고 이렇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갈 수 있어서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자부에선 박지원(28·서울시청)과 황대헌(25·강원도청)이 결승에 진출했으나 서로 부딪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박지원은 중반 이후 선두로 달렸고, 황대헌은 중간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황대헌은 세 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올려 박지원까지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인코스에서 다소 무리하게 파고들어 박지원과 충돌했고, 박지원은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최하위로 처지고 말았다.
황대헌은 마지막까지 추격을 따돌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금메달을 확신하며 포효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앞선 장면의 반칙이 인정돼 실격 처리됐다. 2위로 들어온 쑨룽(중국)이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옌스 반트하우트(네덜란드), 브렌던 코리(호주)가 뒤를 이었다. 1500m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른 박지원은 6위로 경기를 마쳤다.
취약종목인 500m는 남·녀 모두 노메달에 그쳤다. 박지원과 황대헌은 모두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여자부 박지원(26·전북도청)는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남자 500m에선 중국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린샤오쥔이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딴 것은 한국 국적이던 2019년 1000m, 1500m를 석권한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엔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500m에선 킴 부탱(캐나다)이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