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홈경기 못 해!" 북한축구 억지→AFC 전전긍긍, "몰수패 선언하라" 커지는 …
북한이 월드컵 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불과 5일 앞두고 취소를 알리는 돌발행동을 저질렀지만 AFC는 어떻게든 북한 요구를 맞춰주며 제3국 개최를 알아보고 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22일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를 취소하고 지바현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정해진 26일에 경기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연합뉴스
북한 축구의 몽니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허둥지둥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결국 중국행 비행기를 취소하고 자국에서 훈련하며 갈길을 잃었다. 일본 등에서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몰수패를 촉구하고 있다.
북한이 홈 경기 개최 불과 5일을 앞두고 '불가' 선언을 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사유도 천재지변이나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문제 삼지 않고 있는 상대팀 국가의 전염병이다.
이례적인 움직임이지만 AFC는 최대한 북한의 의도에 맞춰주는 상황이다. 일단 어떻게든 경기를 치르겠다고 한다.
다토 윈저 존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은 22일(한국시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일본전이 취소 혹은 연기되는 일 없이 중립지역에서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3차전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북한은 이제 중국을 경우, 홈으로 돌아가 오는 26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일본과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북한이 월드컵 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불과 5일 앞두고 취소를 알리는 돌발행동을 저질렀지만 AFC는 어떻게든 북한 요구를 맞춰주며 제3국 개최를 알아보고 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22일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를 취소하고 지바현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정해진 26일에 경기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연합뉴스
당초 평양 홈 경기 개최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북한축구협회는 선수단과 관계자, 취재진의 입국을 허가하겠다는 태세였다. 일본 대표팀 역시 22일 중국으로 향해 적응 훈련을 한 뒤 25일 평양에 들어가겠다는 자세였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과의 3차전 경기 킥오프를 몇 시간 앞두고 26일 경기 개최 불가를 알렸고 AFC도 이를 공식화했다.
일본 교토통신은 21일 "북한에서 일본의 '악성 전염병'이 보도되고 있다"며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방역이 취약해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퍼지자 국경을 봉쇄하고 생존에 들어간 적이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축구 역시 3년 6개월 넘게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4차전 역시 일본에서 치르면 안되겠느냐는 제안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은 손을 내저었다. 입장에선 원정 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것이니 환영할 만도 하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북한 사람들의 경우 일본 입국이 제한되는데 이번 경기는 스포츠 행사여서 특별 비자를 내주고 입국을 허락했던 것이다. 북한과 일본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르기 위해선 특별 비자의 체류기간을 연장해야 하는데 이를 당장 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본축구협회 입장이다.
일본 대표팀은 결국 22일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를 전부 취소하고 감각 유지를 위해 도쿄 인근 지바에서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선수단의 스케줄이 꼬일대로 꼬였다.
존 사무총장은 일단 AFC가 대안을 내놓겠다는 자세다.
북한은 지난달에도 물의를 일으켜 일본과 2024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홈앤드어웨이 경기를 하기로 했지만 2월에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 쓰는 문제 등으로 AFC가 요구하는 조건을 넘지 못했다. 결국 홈 경기 며칠을 앞두고 경기 장소를 김일성경기장에서 비행기로 직항편으로 12시간이 넘게 걸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홈구장을 옮겨 일본과 붙었다.
북한이 월드컵 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불과 5일 앞두고 취소를 알리는 돌발행동을 저질렀지만 AFC는 어떻게든 북한 요구를 맞춰주며 제3국 개최를 알아보고 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22일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를 취소하고 지바현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정해진 26일에 경기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연합뉴스
이번에도 북한은 서아시아 혹은 과거 홈구장으로 썼던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의 홈경기 개최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AFC는 북한이 터무니 없는 짓을 해도 어떻게든 맞춰주려는 상황이다.
다만 북한에 대한 몰수패 및 징계라는 특단의 조치도 여전히 남겨두고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석연치 않게 갑자기 홈경기 취소를 알린 만큼 귀책사유가 북한에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