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라돈, 인마! 투게더!’ 인천 임중용 단장 “라돈치치 꼭 초청하겠습니다”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가 팀의 레전드 임중용 전력강화실장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그간 K리그에서 선수 출신 단장은 꽤 있었지만, 팀의 주장이자 레전드 출신이 단장 자리까지 올라간 것은 프로축구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2011년 선수 은퇴 후 인천 U-18 코치를 거쳐 1군 수석코치와 감독대행까지 수행했던 임중용 단장은 2020년부터 기술이사로 행정가의 길에 들어섰고, 전력강화실장을 거쳐 마침내 구단 사무국의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단장 자리까지 올라섰다.
팀의 역사와 장단점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는 임중용 단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어제(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단장으로 선임됐습니다. 부담이 크네요. 내가 사랑하는 팀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행복하기도, 한편으론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되기도 하네요. 그동안 제가 전력강화 부분만 담당했다면 이제는 재무, 마케팅, 홍보 모든 분야를 총괄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무엇보다 전달수 대표님을 도와서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임 단장은 인천을 어느 누구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변모시키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인천은 사실 2, 3년 전만 해도 상당히 힘든 위치에 있는 팀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매년 해가 갈수록 좋은 팀으로 성장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달수 대표님을 도와 꾸준히 성장하는 팀, 다른 팀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강 팀, 까다로운 팀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또 잡음이 나오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프로축구에서 '시민구단'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시와 구단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사례를 꼭 만들겠다는 임중용 단장. 인천은 지난 시즌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며 아시아 무대에 '인천' 이름을 널리 알린 바 있다.
"인천이 재정적인 부분도 분명 좋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인천시에서 구단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겠죠. 시에서 믿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인천이 더 단단한 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님과 대표님 관계도 정말 돈독한 상황입니다."
임중용 단장은 단장 취임 기념으로 자신에게 "라돈 투게더"라는 유행어를 안겨주기도 한 절친한 동생 라돈치치를 꼭 초청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라돈치치는 임중용 단장과 2004년부터 2008년간 한솥밥은 먹었다. 22살의 신예 라돈치치는 임 단장의 애정어린 잔소리 속에 K리그를 대표하는 동유럽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바 있다.
"라돈은 제가 정말 잘 아는 동생이죠. 신태용 감독 밑에서 인도네시아 팀 코치할 때도 만나고 이야기도 했는데, 인천에 꼭 한 번 초대하려고요. 라돈 오면 저희 선수들이랑 골대 좀 나르라고 할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말고요. 하하."
오로지 팬들만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임중용 단장. 인천 팬과 어깨를 '투게더' 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생각이다.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건 팬들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의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저를 든든히 지켜줬기 때문에, 팬들만 바라보고 흔쾌히 수락한 것 같아요. 단장이 처음이기 때문에 조금은 미숙하더라도 팬들이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