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태국전] 마음 다잡은 손흥민, "민재가 한 말처럼 '대가리 박고' 뛰어야죠"
"대가리 박고 해야죠." 손흥민이 태국전을 마친 뒤, 팀 동료 김민재의 말을 빌어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전반 42분 손흥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 15분 무에안타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태국과 승점 1씩 나눠가졌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경기 결과가 상당히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한 덕분에 긍정적 부분도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찬스를 만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렇게 수비적으로 하는 팀을 상대로 찬스를 만드는 건 분명 어려운 숙제다. 선수들이 단합해서 한발 한발 더 뛰어주려 노력했던 모습, 그리고 공격하면서 찬스를 만들어낸 부분은 분명 긍정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가 향한 건 손흥민과 이강인이었다. 두 선수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에 충돌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 치르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후반전 이강인이 교체 투입된 이후 그라운드 위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손흥민은 이강인에 대해 "워낙 잘하고 재능이 많은 선수다. (이)강인이가 교체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노력했고, 실제로 분위기가 전환됐다고 생각한다.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강인이도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부분을 매번 느낄 수 있어서 같이 플레이하면 즐겁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직후 "내가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복잡한 심경이 담긴 한마디였다. 이에 대해 묻자 손흥민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대표팀이란 자리를 한 번도 당연시한 적이 없다. 매번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나만 생각했다면 그만 했을 것 같다. 그때는 정말 그런 심경이었다. (박)지성이 형, (차)두리 쌤 등 은퇴한 선배들에게 질문도 하고 조언을 구했는데, 솔직하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축구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팬과 가족 등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조언을 해주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면서 "또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다시는 이런 약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더 강한 사람이 되겠다. (김)민재가 한 말처럼 대가리 박고 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