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경기 시작에 앞서 관중석에서 축구 팬들이 대한축구협회를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와 대한축구협회가 고용한 경호업체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도중 경호업체 관계자가 붉은악마로부터 '몽규 아웃' 깃발을 강제로 낚아채 빼앗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22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다.

이날 붉은악마는 선수단을 향한 응원과 함께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대규모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아시안컵 성적 부진과 함께 대표팀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자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깃발을 두고 실랑이를 하는 동안 길이가 긴 깃대의 뾰족한 끝부분이 주변 관중을 향하기도 했고,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있던 붉은악마가 곧 추락할 것처럼 조마조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상 댓글에는 '입틀막을 넘어 깃틀막', '퇴보하는 것은 축구만이 아니다', 'TV 중계에서도 관중석은 거의 안 잡았다' 등이 달렸다.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이날 플래카드가 반입 금지 대상이었으며, 이에 따라 깃발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정치적, 공격적 목적의 문구를 담은 배너와 깃발, 의류, 도구, 전단 등은 경기장 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또 크기 2ｍ×1.5ｍ가 넘는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배너 또한 경기장 입장 전 검사를 거쳐야 소지할 수 있다.

손깃발 역시 크기 1ｍ, 깃대는 직경이 1㎝ 이하의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재질로 제작된 것만 흔들 수 있다.

협회는 붉은악마가 이날 흔든 '몽규 아웃' 깃발의 크기는 FIFA 기준을 훌쩍 넘고, 깃대 역시 나무 재질로 만들어져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 경호업체에 정중하게 자제 요청을 하라는 매뉴얼을 전달했다.

이에 경호업체 측이 붉은악마 측에 깃발과 배너 등을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해 결국 물리적 마찰이 발생한 것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이후 붉은악마 의장과 경호업체 대표, 협회 안전담당관이 모여 대화한 끝에 갈등이 일단락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