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KIA·LG 4G차…라우어·에르난데스 KBO 연착륙 보면 결말 예측가능? 어쩌면 한국시리즈 기상도까지
맛돌이김선생
0
64
08.13 10:57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릭 라우어(29, KIA 타이거즈)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 LG 트윈스)의 KBO 연착륙을 보면 선두다툼의 결말을 예측할 수 있다?
선두 KIA와 2위 LG가 4경기 차로 좁혀졌다. KIA가 최근 10경기서 3승7패로 주춤한 사이 LG가 4연승을 내달리며 격차를 좁혔다. KIA가 110경기, LG가 108경기 남겨둔 상황. LG 염경엽 감독은 최근 연승과 연패가 겹치고, KIA와의 맞대결을 잘 치르면 1위 뒤집기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사실 LG는 KIA보다 3위 삼성 라이온즈에 1.5경기, 4위 두산 베어스에 3경기차로 앞선다. 삼성과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KIA를 부지런히 쫓다 보면 자연스럽게 삼성과 두산을 따돌릴 수 있다고 본다. 솔직하게 1위 욕심을 드러내면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두 팀에 공통적으로 실시한 이것이 있다. 외국인투수 교체다. 부상이 아닌, 전략적 교체다. LG가 장수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를 내보내고 에르난데스를, KIA가 풀 개런티 부상대체 계약을 한 캠 알드레드를 내보내고 라우어를 각각 영입했다.
장기전은 물론, 단기전서도 가장 중요한 외국인 1~2선발의 절반을 바꾼 것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두 팀의 선발진은 예년에 1위 다툼을 하던 팀들의 그것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LG는 여전히 리그를 압도하는 토종 선발이 없고, KIA는 이의리의 토미 존 수술에 이어 윤영철이 척추 피로골절 증세가 여전하다.
그래서 외국인투수들의 성적이 결국 시즌 농사 및 포스트시즌 기상도까지 바꿀 수 있다. 현재 두 팀이 보유한 기존 제임스 네일(KIA), 디트릭 엔스(LG)는 압도적인 1선발이 아니다. 다시 말해 라우어와 에르난데스의 KBO 연착륙 여부는 가을야구 1선발까지 바꿀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데뷔전 희비가 완벽하게 갈렸다. 에르난데스는 8일 잠실 두산전서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라우어는 11일 광주 삼성전서 3.1이닝 7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2사사구 4실점했다.
에르난데스는 압도적이었다. 최고 150km을 찍은 포심을 비롯해 스위퍼, 커터,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7개 구종을 사용했다. 전부 주무기는 아니지만, 스트라이크 존 공략이 어렵지 않았다. 움직임이 많은 변화구와 적은 변화구 모두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라우어는 불안했다. 포심 최고 151km까지 나왔으나 커터를 더 많이 사용했다.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사했으나 포심과 커터 위주의 조합. 중요한 건 변화구가 타자들 방망이에 걸리기 좋은 높이에 들어가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이다. 박병호에게 맞은 홈런과 2루타가 그랬다.
여기서 또 눈에 띄는 게 있다. KIA 이범호 감독은 라우어를 과감히 LG에 보여주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서 맞붙을 확률이 높은 삼성에 이어 LG전에 내보낸다. 다음 등판이 17일 잠실 LG전이다. 어차피 타 구단들로부터 분석을 당할 것이니, 라우어도 미리 포스트시즌서 맞붙을 타자들에게 적응하라는 의도다.
2024년 8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에르난데스가 10-4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반면 LG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를 KIA에 보여주지 않는다. 로테이션상 우연히 KIA를 건너뛰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치밀한 전략가’ 염갈량이 의도적으로 에르난데스를 8일에 내보냈을 수도 있다. 가을야구에서 선발투수와 타자가 처음으로 맞붙으면, 아무래도 선발투수가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2024년 8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에르난데스가 5회까지 1실점 한 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LG 관중들을 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두 팀은 대권을 바라본다. 그 과정에서 새 외국인투수가 중추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LG는 희망을, KIA는 과제를 안았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당장 두 투수의 활약 여부에 선두다툼 지형도가 확 바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