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6~7회까지 밀고 갈 수도 있는데…” KIA에 시작된 즐거운 7라운드 반란, 22세 업템포 우완 ‘마지막 관문’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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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 15:14
2024년 8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역투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7회까지 밀고 갈 수도 있는데…”
KIA 타이거즈 ‘업템포 우완’ 황동하(22)는 근래 기복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7월27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4일 키움전까지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했고,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급기야 8일 광주 KT 위즈전과 14일 키움전서는 11이닝 무실점이다.
2024년 8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역투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황동하는 2023년에 대체 선발투수로 두각을 드러내더니, 올 시즌에는 이의리의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내년에 선발진이 어떻게 정리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년 스프링캠프에선 예년과 달리 입지를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20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35. 퀄리티스타트가 단 2회일 정도로 이닝소화력이 아직 떨어진다. 이범호 감독이 굳이 무리하게 6회까지 기용하지 않는 인상이 짙다. 세 번째 타순 이후, 혹은 5회 이후 각종 데이터가 악화하는 걸 의식했기 때문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실제 황동하가 6~7회에 확 나빠진다는 수치는 발견되지 않는다. 6~7회에 던진 표본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단, 구단 내부적으로는 훨씬 세밀한 트레킹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피로도에 따른 상관관계를 체크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인상고를 졸업한 2022년 7라운더 출신 우완투수의 즐거운 반란이다. 고교 시절 날고 기는 특급 유망주가 모이는 프로 1군에서, 7라운드의 성공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 심지어 마운드의 꽃과도 같은 선발투수라니. 신선함 그 자체다.
지난 겨울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온 뒤 구속이 확 올라갔다. 스탯티즈 기준 작년과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1.9km와 142km로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7월 이후 다소 떨어졌을 뿐, 최고구속에선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과거엔 140km대 초반이었으나 지금은 145km를 손쉽게 찍는다. 오히려 평균 스피드가 떨어지고 투구내용은 더욱 안정감이 생겼다.
시애틀에서 익혔던 스위퍼를 거의 쓰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 포심, 슬라이더 외에 포크볼 비중을 높여 재미를 본다. 가뜩이나 투구 템포가 빠른데 피치컴까지 적극적으로 쓴다. 수신기를 차고 사인은 포수의 의견을 많이 수용한다.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에게 서서히 6~7회를 맡기는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1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요즘 너무 고맙다. 어떻게든 5이닝을 버티는 힘이 생겼다. 내년에는 5이닝 이상 던지는 선발투수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6~7회까지 밀고 갈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한다. 아직은 점수차가 좀 있으면 6회도 맡기지만, 그런 상황이 안 되다 보니…80구가 넘어가면 누적피로를 체크한다. 80~85구를 던지면 (보통 투수의)100구 이상의 체력을 소비했다고 나오기 때문에, 그 정도 언저리에서 바꿔준다. 나중에 85구에서 85구 정도의 피로 가중치만 나오면 1이닝씩 더 밀고 맡길 수도 있다. 선수 얘기도 들어보고, 데이터팀과 호흡도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체크하면서 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아직은 완급조절에 능숙하지 않으니 피로가 빨리 쌓이는 스타일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경험으로 해결할 문제다. 이범호 감독은 “여유가 좀 생겼다. 루틴에 맞춰서 등판하니 잘 던지는 경기도 나오고, 적응도 하고,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진 투수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2024년 8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역투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닝을 늘리면서, 타자들의 대응에 맞대응할 수 있는 능력까지 키우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이범호 감독은 “동하라는 투수에 타자들도 적응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때 어떻게 버텨나갈지 동하도 공부해야 한다. 우리도 잘 체크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