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오타니, 통역 도박 중독 어떻게 몰랐지?"…LAA도 충격, 미즈하라 실체 몰랐으니까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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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21:22
▲ 주니치 스포츠는 21일 \'오타니는 메이저에 들어가고 나서 니혼햄 시절부터 아는 미즈하라만을 그라운드에서 의지하고 있었다. 가족과 같은 관계였지만, 충격의 스캔들로 2명의 그라운드에서의 관계는 없어지게 되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에인절스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 하는 미즈하라 잇페이
[] "미국에 왔을 때부터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는데 오타니는 어떻게 통역 미즈하라의 도박 중독을 모를 수 있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처음 도전했던 2018년부터 늘 그림자처럼 함께했다. 오타니만큼이나 얼굴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오타니를 알면서 미즈하라를 모를 수가 없고,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그만큼 각별한 사이로 유명하다.
오타니가 일본에서 뛸 때도 미즈하라는 함께했다. 미즈하라는 2013년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오타니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전담 통역을 맡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쌓아온 우정은 불법도박 사건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단짝이었던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진실 공방을 펼치게 됐다. 'ESPN'과 'LA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21일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연루됐으며,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계좌가 활용됐다. 수사 당국이 수사를 하는 과정에 있고,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해고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원)다. 일반 직장인이 갚기는 매우 큰 액수다. 문제는 다음이다. 오타니 명의로 두 차례 50만 달러(약 6억원)씩 도박업자인 매튜 보이어에게 송금한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매체 'USA투데이'는 23일(한국시간) 오타니의 전 소속팀인 LA 에인절스 관계자와 선수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매체는 '에인절스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무거웠다. 선수들은 머릿속에 떠도는 많은 질문을 속삭이는 서로 속삭였다. 선수들은 전 MVP 동료와 그들이 사랑했던 통역의 뉴스에 완전히 놀랐다. 에인절스의 한 선수는 오타니가 결혼 소식을 발표할 때까지 여자친구가 있는 줄도 몰랐을 정도로 조용한 선수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에인절스 외야수 미키 모니악은 "정말 충격받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궁금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또는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전혀 모른다. 하지만 훌륭한 친구들, 훌륭한 사람들이었다. 미즈하라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팀의 일원이었다"고 씁쓸한 감정을 표현했다.
USA투데이는 '오타니가 에인절스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됐지만, 진실은 미즈하라도 트라웃이 우리 일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클럽하우스에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오타니와 미즈하라가 도박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심지어 클럽하우스에서 내기를 하는 것도 본 적이 없었다. 오타니는 은둔하는 것처럼 지냈는데, 경기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갔고, 호텔 방에서는 원정 경기가 있는 날에만 밖으로 나왔다'며 이번 사건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7살에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왔다. 그래서 일본어와 영어 모두 유창하게 잘하고, 클럽하우스에서 (오타니보다) 훨씬 외향적이었다. 그래도 포커게임을 하는 것을 빼면 미즈하라가 판타지 풋볼을 하는 것조차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짐작할 정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일단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자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무국은 23일 성명문을 내고 '사무국은 미디어로부터 오타니와 미즈하라가 연루된 의혹을 알게 된 뒤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날 우리 조사부는 관련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에인절스 동료들은 미즈하라의 일탈을 눈치채지 못했을 수 있지만, '오타니가 정말 몰랐을까?'라는 물음표는 계속 따라붙고 있다.
미즈하라는 사건이 알려지고 ESPN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타니의 계좌가 이용된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타니는 (그 이야기를 들은 뒤) 불쾌해했지만, 이런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게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나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 대변인이 ESPN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면서 미즈하라도 최초 진술을 번복했다. 대변인은 오타니가 직접 송금하지 않았고,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불법적으로 접근해 절도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오타니가 직접 도박에 개입하지 않아도 불법 도박 자금을 대신 변제한 것 자체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오타니 측이 태도를 바꿨다고 바라보고 있다. 오타니 측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며 미즈하라를 고소하려 하고 있다.
미즈하라는 정정보도 요청 이후 ESPN과 통화에서 "인터뷰한 내용의 상당 부분이 거짓이었다. 오타니는 내 도박과 관련해 어떤 것도 알지 못하고, 빚이나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도 몰랐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 측은 미즈하라의 이면을 '전혀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오타니 대변인은 ESPN에 "최근 일어난 일들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통역이라는 자리에서 정보를 통제할 수 있어 가능했다. 오타니는 경기 전 클럽하우스 미팅에 새로운 통역이 들어오기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오타니는 어떤 조사가 벌어지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 경기가 끝난 뒤에 오타니는 관련 내용을 알게 됐고, 그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에인절스는 물론, 오타니를 아는 그 누구도 오타니가 이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믿기는 어렵다. 어떻게 오타니가 50만 달러씩 여러 차례 불법도박업자에게 송금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가 있겠나. 오타니는 야구부터 마케팅 지식까지, 만나본 어느 누구보다 똑똑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 또 그들은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미국에 온 뒤로는 거의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는데 미즈하라의 도박 습관을 모를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미즈하라는 최근 다저스 프런트가 참석한 팀 미팅에서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중독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다음 날, 미즈하라는 완전히 말을 바꿔 오타니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미즈하라가 ESP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장을 완전히 뒤집지 않았더라면 그냥 사라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가 말을 바꾸면서 오타니에게도 시선이 쏠리게 됐다'고 바라봤다.
매체는 또 '아무도 오타니가 언어장벽 때문에 미즈하라의 고백(도박 중독)을 알게 됐다고 믿지 않는다. 미즈하라는 통역을 맡았지만, 오타니는 확실히 영어를 이해하고 동료들 또는 다저스 직원들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었다. 또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는 한 불법도박업자도 50만 달러 정도를 버는 사람이 450만 달러에 이르는 빚을 지게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문은 꼬리를 물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연방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에인절스 내야수 브랜든 드루리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둘 다 그렇다"며 불법도박 사건에 휘말린 것을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