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47홈런 페이스’ 데이비슨, ‘외국인타자 최초’ 50홈런 도전에 쏠리는 시선
NC 데이비슨. 스포츠동아 DB
NC 다이노스 외국인타자 맷 데이비슨(33)은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 이전부터 엄청난 파워를 지닌 ‘정통 거포’로 관심을 받았다. 메이저리그(MLB) 시절 2년 연속(2017~2018년) 20홈런을 날리는 등 306경기에서 통산 54개의 아치를 그렸고,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도 19홈런을 터트렸다. 지난해 20홈런 타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NC는 데이비슨이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 등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 사이에서 장타 갈증을 씻어주길 바랐다.
그 같은 기대에 데이비슨은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본인의 루틴이 워낙 확고한 까닭에 시즌 초에는 이를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적응을 마친 뒤로는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12일까지 98경기에서 타율 0.287(376타수 108안타), 35홈런, 91타점을 올리며 NC 타선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다. 게다가 손아섭과 박건우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터라 데이비슨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데이비슨의 50홈런 달성 여부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50홈런은 총 5차례 나왔다. 1999년 이승엽(54홈런)을 시작으로 2003년 이승엽(56홈런)과 심정수(54홈런), 2014년(52홈런)과 2015년(53홈런)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가 달성했다. 50홈런을 터트린 외국인타자는 아직 없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데이비슨이 남은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47.1홈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5년 박병호가 11.7타석당 홈런 1개를 쳤는데, 올해 데이비슨은 12.29타석당 1홈런 페이스다. 그러나 몰아치기 능력을 이미 증명한 터라 50홈런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데이비슨은 9경기 만에 홈런을 신고한 7월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최근 13경기에서 2차례 2연속경기 홈런을 포함해 총 7개의 아치를 그렸다.
홈런에 의존하는 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상대 배터리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MLB 통산 타율이 0.220에 불과하고, 지난해 히로시마에서도 타율 0.210에 그쳤지만, 올해 KBO리그에선 꾸준히 0.270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8월 월간 타율은 0.367에 달한다.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뽑은 홈런이 7개(1위)라는 점도 돋보이는데, 평균 비거리(122.7m) 역시 20홈런 이상을 쳐낸 타자 중 단연 으뜸이다. 구장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40홈런 달성은 시간문제다. 한 시즌 40홈런 타자도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47홈런) 이후 없었다. 이를 넘어 50홈런 고지까지 밟는다면 ‘역대급’ 외국인타자의 반열로 올라설 수도 있다. 강인권 NC 감독은 “데이비슨이 국내 선발투수들에게 적응한 뒤부터 살아난 모습”이라며 “변화구와 하이패스트볼에 적응된 덕분에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