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후회 없이' 후련한 은퇴식 치른 전가을, "24년 선수 인생, 나 혼자 했던 것 아냐"

[카토커] '후회 없이' 후련한 은퇴식 치른 전가을, "24년 선수 인생, 나 혼자 했던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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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나만을 위해 했던 축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분이 눈에 들어왔다." 24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 전가을이 전한 소감이다.

전가을은 21일 오후 7시 세종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4 WK리그 2라운드 세종 스포츠토토-경주 한수원전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치렀다. 이날 세종 팬이 모인 가운데,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 막을 내렸다. 

2009년 수원시시설관리공단에서 프로 데뷔한 전가을은 인천 현대제철·화천 KSPO·세종 스포츠토토 등 국내 팀을 거쳤다. 해외로 진출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웨스턴 뉴욕 플래시(미국)·맬버른 빅토리 위민(호주)·브리스톨 시티·레딩 위민(이상 잉글랜드) 등을 거치며 2023년까지 총 24년간 프로 무대를 누볐다.



그는 은퇴식 후 과 만나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계속 누군가가 이렇게 나를 생각하고 기억하고 추억 속에 남아있다는 것 자체로 뜻깊었다. 어릴 때는 그냥 나를 위해 축구를 했다고 하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걸 절실하게 느끼는 순간 은퇴를 하게 된 것 같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윤덕여 세종 감독은 전가을의 은사다. 2015 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큰 부상으로 재활하던 전가을을 끝까지 믿으며 엔트리에 합류시켰고, 전가을은 이에 부응하듯 조별리그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득점을 기록하는 등 활약했다. 당시 대표팀은 우리 여자 축구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레딩에서 잉글랜드 생활을 마친 전가을에게 러브콜을 보내 세종으로 데려온 이 역시 윤덕여 감독이었다.



전가을은 "감독님을 오랜만에 뵀는데 반가워하시기보다는 뭉클해하시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과 나는 가족 같다. 늘 옆에 있어도 서운함을 느낄 땐 남보다 더 느끼기도 했다. 지나고 보면 다 나를 위해 하셨던 거였다. 감독님이 나를 위해 꾸짖고 잘 이끌어주셨다"라며 은사를 향한 감사를 보내기도 했다.

은퇴에는 후회가 없었다. 24년 축구 인생의 막을 내리지만, 모든 걸 내려놓은 채 피치 위를, 치열한 프로 생활을 떠날 수 있다는 그다. "모든 걸 선수 시절에 갈아 넣었다. 아무런 후회가 남지 않는다. 사람과의 이별은 슬프지만, 축구엔 미련 없다. 그래서 정말 은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장 위를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정신없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서울 성수동에 여자 프로 및 아마추어 축구인에 초점을 맞춘 트레이닝센터를 개업했다. 이외에도 유튜브 출연, 해설위원 활동 등으로 다시 팬을 만날 예정이다.

"개업 이후 중간중간 상담 전화나 문자가 오는데 처음에는 무서웠다. 처음에는 전화 안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 상담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도 된다. 이제 다른 인생을 사는 건데 차근차근 겪어야 할 일 아니겠나."

24년간 선수 생활이라는 기나긴 트랙을 따라 쉴 새 없이 달렸다. 전가을은 자신이 '행운이 따랐던, 인복 많았던 선수'라고 한다. 이제는 받았던 만큼 여자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애쓸 거라는 의지다. "엘리트 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일반 여성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여자 축구 저변 확대와 생활체육 지도에 도움이 되고 싶다.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해서 이후에 은퇴할 후배들과도 다 같이하고 싶다. 선수로서 내 일은 끝났다. 이제 이 일을 준비하고 이 길을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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