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솔직히 난 사퇴 여론 모르겠다" 클린스만 감독 '비대면' 화상 회의 참석…15일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경질할 수 있나'

[카토커]"솔직히 난 사퇴 여론 모르겠다" 클린스만 감독 '비대면' 화상 회의 참석…15일 전력강화위원회 개…

맛돌이김선생 0 470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가장 중요한 회의를 화상으로 참석한다. 아시안컵 이후 공항 인터뷰를 한 뒤 지난 10일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가장 중요한 회의를 화상으로 참석한다. 아시안컵 이후 공항 인터뷰를 한 뒤 지난 10일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솔직하게 말해 난 경질 여론을 잘 모르겠다.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 누구든 감정적이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호주와 8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많은 분이 행복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요르단에 지자마자 여론이 바뀌었다." (클린스만 감독 공항 인터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가장 중요한 회의를 화상으로 참석한다. 아시안컵 이후 공항 인터뷰를 한 뒤 5일도 버티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15일(목) 오전 11시에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번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카타르에서 열렸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전반적인 리뷰를 할 예정이다.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선 마이클 뮐러 위원장, 클린스만 감독 외 전력강화위원(7명)까지 총 9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카타르 아시안컵 리뷰를 포함해 클린스만 감독 향후 거취(경질) 가능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협회와 함께 아시안컵 기간에 장점·단점 모두를 면밀하게 파악하겠다"라면서 "다음 주 미국으로 돌아가 잠깐 휴식을 취한 뒤 유럽으로 건너가 김민재, 손흥민, 이강인 등을 체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공개적인 인터뷰에서 말했던 바와 달리 10일 미국으로 떠났다. 협회에서 연봉을 받고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대표팀을 향한 존중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직전 임원회의에 정몽규 회장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번 전력강화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파울로 벤투 감독 후임으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독일 대표팀부터 헤르타 베를린 클럽팀까지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지만 특유의 인터뷰 스킬로 한국 대표팀에선 달라질 것을 말했고, 미국 재택 근무가 아닌 한국에서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지만 결국 지키지 않았다. 한국에서 대표팀 업무가 끝나면 곧장 미국으로 날아가 재택 근무를 했다. "대표팀 감독 업무는 클럽 팀 감독과 다르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대표팀 명단 발표 이후 진행됐던 기자회견도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한 번에 사라졌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불신이 쌓였지만, 딱 한 가지 지켜볼 게 있었다. 부임부터 자신있게 주장했던 아시안컵 우승이었다. 아시안컵 합류 직전까지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에 연승에 안착했기에 일단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지를 보내야 할 입장이었다.

아시안컵에 출항한 한국 대표팀 전력은 역대급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던 '캡틴' 손흥민, 올시즌 부상없이 커리어 하이를 달리는 황희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 팀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 이강인 등이 대표팀 주전급 선수로 포진했다. 객관적인 전력과 이름값에서 보면 한국보다 강한 팀은 찾기 어려웠다.

호기롭게 출항했는데 아시안컵에서 모든 단점이 드러났다. 홈에서 치러진 평가전 기간에 알면서도 숨겨왔던 '해줘 축구'는 아시안컵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 간격은 엉망이었고 유럽 톱 클래스 선수들이 따로 놀았다. 손흥민, 김민재 등 톱 클래스 선수들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축구는 11명이 뛰는 스포츠다. 개개인 전력이 뛰어나도 원 팀, 전술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졸전을 반복하게 된다. 조별리그부터 한 수 아래 팀으로 불렸던 팀에게 연거푸 실점했고 전방에서 개인 능력으로 꾸역꾸역 한방에 '좀비 축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한국은 유럽5대리그 주전급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결국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만났던 요르단에 0-2 참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요르단은 한국보다 유럽 선수들 비중이 적었지만 정확한 시스템 아래 한 팀으로 매서운 경기력을 보였다.

요르단에 패배한 이후 클린스만 감독에게 사퇴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떤 계획도 없다"라고 말했고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온 길에도 마찬가지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퇴 가능성을 묻고 답했는데 "좋은 질문(nice question)"이라며 웃음으로 받아치더니 "나도 여러분만큼 아시안컵 우승을 하고 싶었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 좋은 결과를 보였다. 내가 지휘봉을 잡은 1년 동안 13경기 무패를 했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요르단은 결승전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었다. 아시안컵 4강 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왜 자신에게 사퇴 요구가 있는 것 같냐는 질문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솔직히 말해서 난 잘 모르겠다"라면서 "난 우리 팀을 보고 있고 지난 1년 동안 성장을 말하고 싶다.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 누구든 감정적이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호주와 8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많은 분이 행복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요르단에 지자마자 여론이 바뀌었다. 감독 때문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은 당연하다. 난 괜찮다. 팬들과 언론들의 부정적 반응 모두 괜찮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말했던 13경기 무패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6월 엘 살바도르전부터 무패 행진을 했다. 하지만 당시에 한국은 엘살바도르전에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첫 승을 기대했지만 후반 막판 실점해 이기지 못했다.

이후에도 선수들에게 맡기는 '해줘 축구'로 특별한 색깔을 내지 못했다. 튀니지전 대승이나 유럽 원정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가 있었지만, 상대의 컨디션과 선수들의 조합이 딱 맞아 떨어졌을때 일어나는 일이었다. 평가전이 아닌 사활을 건 국제 대회에선 통용되지 않았다.

아시안컵 직전 이라크와 평가전까지 1-0이었지만 아시안컵에 들어간 이후 모든 게 탄로났다. 클린스만 감독이 주장했던 13경기 무패 중엔 아시안컵도 있는데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90분 기준 1승밖에 하지 못했다. 바레인과 첫 경기에서 이강인의 솔로 플레이로 겨우 이긴 게 전부였던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말했던 긍정적인 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선수들이 90분 동안 어떻게든 해보려는 투지로 꾸역꾸역 4강까지 올라온 것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4강전에서 한 템포 느린 교체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두 번째 골을 실점한 이후엔 방향을 잃은 채 표류했고, 경기가 끝난 뒤엔 알 수 없는 미소로 또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론이 일었던 상황에 정몽규 회장에게도 화살이 날아갔다. 파울로 벤투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부회장, 홍명보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이 만들었던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깜깜이' 선임을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이후 '강남스타일 축구를 선 보일 것'이라는 이상한 말만 늘어놨다.



아시안컵 참패 이후 정몽규 회장은 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 없이 김정배 상근부회장,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했다. 별도 브리핑은 없었지만 회장 없이 진행돈 회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통제하지 못한 꼴이 됐다. 부임 초반부터 클린스만 감독부터 코칭 스태프까지 재택 근무를 하고, 수석 코치는 오스트리아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 위원을 하고 있다. 제대로 팀이 돌아갈리 없는 상황을 방관한 결과는 아시안컵 대참사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야기가 나올 거로 전망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떨어져 보인다. 아시안컵 실패를 면밀하게 분석해 단점을 보완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 화상으로 참석한다. 게다가 아시안컵을 잊고 태국전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클린스만 감독이 언제 한국으로 돌아오는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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