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문동주만 있나? 한화 선발진 '열쇠' 김민우 "계속 감독님 앞에서 시위해야죠"

류현진-문동주만 있나? 한화 선발진 '열쇠' 김민우 "계속 감독님 앞에서 시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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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2023년은 아쉬움만 진하게 남은 시즌이었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가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토종 선발진이 약한 한화에서 김민우는 그나마 중심을 잡고 있던 선수였다. 2022년에는 개막전 선발투수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2경기 51⅔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6.97. 아쉬운 시즌을 보낸 김민우는 비시즌 자비로 미국에 건너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10kg 이상 체중감량을 하는 등 절치부심했다.

시범경기 직전 7일 자체 청백전 등판은 이런 김민우의 노력을 증명하는 투구였다. 이날 김민우는 단 31구로 3이닝 무사사구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h까지 나왔다. 최원호 감독은 "김민우의 볼이 좋았다"고 콕 짚어 얘기하며 "확실히 김민우 선수는 직구가 살아나면 좋은 피칭을 한다. 오키나와 KT전 이후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스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본인도 "나쁘지 않았다. 비시즌 때부터 준비해 온 것들이 현재까지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면서 "사실 훈련은 별거 아니다. 회전에 대한 운동들인데, 그것들을 계속 하면서 몸에 정립시키고 활용하려고 하다 보니까 좋아지는 거 같다"고 자평했다. 

최고 구속이 147km/h까지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그만큼의 숫자가 되게 오랜만에 다시 나온 거니까 너무 좋기도 한데, 그것보다 구위가 다시 좋아졌다는 거에 큰 만족을 하고 있다. 내가 느껴도 좋았다. 꾸준하면 좋겠지만 최대한 그 근사치에서 계속할 수 있도록 제가 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시범경기 고작 이만큼 던지려고 거기서 그만큼 노력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어느 정도가 되어야 만족을 하겠냐고 묻자 김민우는 고민을 했고, '10승'이라는 취재진의 제안에 "그것도 좋다"면서도 "일단 선발 자리에 먼저 들어가야 한다. 그 다음에 뭔가 원대한 목표를 세워봐야 할 것 같다. 확정이 나기 전까진 감독님 앞에서 계속 이렇게 시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최원호 감독은 2월 초 호주 1차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김민우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고 봤다. 당시 김민우의 불펜피칭을 지켜보던 최원호 감독은 아직은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미국에서 100%로 던지고 왔으니 한 달 이상 몸을 빨리 만든 거였는데, 호주까지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오키나와에서부터 구위가 확 살아났다"고 돌아봤다.

정작 김민우 본인은 "사실 내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고 웃은 뒤 "그런데 호주 캠프 첫 피칭 때 너무 안 좋아서 임팩트가 셌다. 나도 던지면서 살짝 놀랄 정도로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보는 사람도 다 그렇게 느꼈을 거다. 그런데 그 피칭 한 번 빼고는 계속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남들도 캠프 맞춰서 100%를 만들고 왔겠지만, 나는 그것보다 훨씬 일찍부터 더 세게 던졌고, 그 기간이 길었다. 가서 해보니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더라. 호주 때부터 계속 100%로 던졌는데, 이제 서서히 몸이 올라오면서 스피드나 구위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 페이스를 일찍 올리면 시즌 후반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말에는 "그건 여유가 있고, (자리가) 확정이 된 사람이 걱정할 거 아니겠나 지금 내 상황은 그게 아니다. 몇 년 전이면 몰랐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경쟁에서 이겨서 한 자리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뒤까지 신경 쓰겠나. 지금 당장만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팀 입장에서는 김민우가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경험 있는 김민우가 류현진, 문동주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기만 하면 약점이었던 한화 선발진은 오히려 빈틈이 없어진다. 그러면 불펜, 대체 선발 등 신인 황준서의 기용에도 여유가 생긴다.

본인은 안심하고 있지 않지만 일단 현재까지만 보면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는 김민우다. 최 감독은 "황준서 선수도 충분히 5선발 기회를 제공할 만한 선수이나 김민우 선수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김민우 선수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못 던졌지만, 3년 연속 150이닝 전후를 던진 선수다. 김민우 선수가 구위 회복이 되면 감독 입장에서는 경험이 있는 선수에게 마음이 기우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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