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골프 에티켓’ 실종으로 골프장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다

[카토커] ‘골프 에티켓’ 실종으로 골프장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다

촐싹녀 0 69

벙커 정리를 비롯해 그린 보수, 디봇 메우기는 모든 골퍼들이 습관처럼 지켜야할 골프의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LPGA

“갈수록 에티켓 없는 골퍼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언론에서 골프 에티켓에 대한 캠페인을 좀 해주면 좋겠다.”

최근 만났던 강원도 소재 A골프장 회장이 필자를 붙들고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35년 골프 현장을 누비면서 골프 에티켓을 꽤 다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계도는 계도일 뿐이다. 그것을 따라야 할 골퍼들의 자발적 의지가 없다면 그야말로 태산명동서일피에 불과하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를 비롯한 많은 골프 유관 단체들이 건전한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수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골프 규칙같이 위반시 처벌 규정이 있는 게 아닌 데다 스윙 레슨을 받은 것처럼 별도의 학습 절차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 규칙은 플레이어 자신이 심판이 되어야 하는 골프 경기의 공정성 보장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반면 에티켓은 골프가 지닌 전통과 존중의 문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즉 골프 에티켓은 규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존중과 배려는 골프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이며 모든 플레이어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매너이기 때문이다.

골프 매너는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경기 속도 유지다. 티오프 간격은 적게는 6분에서 크게는 10분 간격으로 골프장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차량 흐름 마냥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앞팀과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 팀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해 버리면 진행은 엉망이 되고 만다. 앞팀이 보이지 않으면 무조건 늦었다고 생각해 서둘러야 한다.

파4홀 또는 파5홀 티잉 구역에 도착했을 때 앞 팀이 그린에 있거나 그린을 떠났다면 뒤 팀은 슬로 플레이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앞 조와의 간격이 시간상으로 14분을 초과하면 슬로 플레이로 간주한다.

마샬이 재촉하면 “내 돈 내고 와서 내가 치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 퇴출감이다. ‘슬로 플레이는 흡연과 비슷해서 고치려 해도 잘 안 된다.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레전드 잭 니클라우스가 한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정숙 유지다. 다른 플레이어가 샷을 할 때는 가급적 조용히 하고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또 플레이어의 시야에 들어가지 않도록 직후방에 서 있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동반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욕탕, 대식당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정숙 유지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침부터 대식당에서 술을 마시며 떠드는 경우, 낮은 대화에도 소리가 꽤 크게 울리는 욕탕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경우, 그리고 코스 내에서 시종일관 귀에 거슬리는 돌고래 톤으로 대화를 나누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

세 번째는 코스 존중과 사랑이다. 코스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호하는 것은 모든 골퍼가 지켜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없는 골퍼는 골프를 즐길 자격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린에 올라오면 적어도 자신이 친 볼이 떨어져 생긴 볼 마크 정도는 반드시 수리를 해줘야 한다. 페어웨이에서는 자신의 샷으로 생긴 디봇(샷으로 떨어져 나간 잔디 조각)을 원위치에 갖다 메워야 한다. 벙커에서는 샷을 하고 난 뒤 생긴 발자국을 정리하는 게 당연하다.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골퍼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골프장에서 인력을 배치한다지만 골퍼들의 자발적 협조가 없으면 안 된다. 인력 수급이 쉽지 않아 감당이 어렵다는 게 대다수 골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최고의 서비스는 최상의 코스 관리라고 했다. 그것을 골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간다면 금상첨화다. 당연히 골프장들도 골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먼저 경기 도우미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린 보수, 디봇 메우기, 벙커 정리 등은 도우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특히 그린 보수는 그 방법을 몰라서 안 하는 골퍼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때 그린이 망가진다는 이유로 플레이어가 직접 볼 마크를 수리하는 걸 막는 골프장들도 있긴 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안전이다. 골프 클럽과 골프공은 자칫 방심하면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다. 따라서 항상 주변을 확인하고 다른 플레이어나 캐디, 작업자 등에 위험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골프 에티켓 준수로 건전하고 즐거운 골프 문화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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